매일신문

[미술관, 어디까지 가봤니?] <1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스케일 남다른 초대형 전시의 향연’

광주 원도심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기관
아시아 문화 연구, 창작, 전시, 공연 등 이뤄져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등 3개 기획전 진행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뱃머리 구조물 위에 서면 마치 항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뱃머리 구조물 위에 서면 마치 항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뱃머리 구조물 위에 서면 마치 항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뱃머리 구조물 위에 서면 마치 항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이연정 기자

부지면적(부설주차장 제외)만 8만3천㎡. 대구스타디움 경기장의 2배에 달하는 공간이 전부 문화예술 콘텐츠로 가득 차있다니.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가기 전부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아시아 문화 연구·아카이빙부터 콘텐츠 창작·제작, 전시, 공연이 이뤄지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이다.

광주 원도심의 옛 전남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숲 공원, 문화광장, 미디어월 등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땅을 깊게 파낸 듯한 건축 구조가 흥미롭다. 주변이 온통 도로임에도 고요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이유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1~4관에서는 3개의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 규모가 상당한 것에 놀라고, 이 넓은 공간에 기둥이 없다는 것에 또 놀란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국내 건축현장 최초로 24M 무량구조(12m 길이의 PC보 2기를 포스트 텐션 공법으로 연결)를 적용해 관람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대규모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1관에서 열리고 있는 초대형 미디어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는 인도 코치, 말레이시아 말라카, 중국 취안저우 등 해항도시의 혼합문화적 특징들을 다루고 있다. '바바뇨냐'는 중국에서 이주해 온 남성과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들이자 혼합문화를 의미하는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각자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어울림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전시장 양 옆에 설치된 가로 48m, 높이 9.8m의 대형 스크린에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영상이 이어진다. 뱃머리 모양의 구조물 위에 서서 내려다보면, 마치 무역풍을 따라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그 시대의 상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음 지음' 전시. 푸른 수조 위 180개 백자 그릇이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부딪혀 맑은 소리를 낸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음 지음' 전시. 푸른 수조 위 180개 백자 그릇이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부딪혀 맑은 소리를 낸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음 지음' 전시. 푸른 수조 위 180개 백자 그릇이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부딪혀 맑은 소리를 낸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음 지음' 전시. 푸른 수조 위 180개 백자 그릇이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부딪혀 맑은 소리를 낸다. 이연정 기자

이어 융복합콘텐츠 전시 '이음 지음'이 열리는 2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둥글고 푸른 수조 위에 180개의 백자 그릇이 떠있다. 한쪽에서 펌프를 통해 만들어진 물결을 따라 그릇들은 자유롭게 흘러가고, 그러다 서로 부딪치며 내는 청아한 소리가 공간 전체에 울려 퍼진다.

이 '클리나멘 v.9' 작품을 만든 셀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 작가는 어떻게 움직일지, 어디에서 마주쳐 어떤 소리를 낼 지 모르지만 서로 닿으면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그릇들처럼, 사람도 서로 만나고 이어질 때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둥근 수조를 둘러싸고는 10여 개의 전시장이 방처럼 구성돼있는데, 참여 예술가들이 각자 도시 속 건축을 현대적 미술로 다룬 설치, 미디어, 회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3~4관에서 펼쳐지는 '가이아의 도시'는 자연을 대변하는 식물과 문명의 주체인 인간의 관계를 사유하는 전시다. 작가 15명의 작품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 문명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전시를 보고난 뒤에는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다, 인근 아시아음식문화거리와 동명동 카페거리도 한바퀴 둘러본 뒤 오후 6시부터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까지 구경하면 알차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곳곳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우고 론니노네를 비롯해 최근 한국 작가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건물 정면에 작품을 설치하는 이불, 대구미술관에서 플라스틱 소쿠리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였던 최정화 작가 등의 공공미술 작품이 전시돼있어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부분의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나, 전시 특성에 따라 다르기에 미리 홈페이지(www.acc.go.kr)에서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3~4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이아의 도시' 전시. 평일임에도 관람객이 꽤 많은 편이다. 이연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3~4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이아의 도시' 전시. 평일임에도 관람객이 꽤 많은 편이다.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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