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입학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충돌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대구시내 수련병원 6곳에도 전공의와 수련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 2명에게 면허정지 처분을 사전통보하는 등 강대강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도 이어지는 줄사직
19일 대구지역 6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에 따르면 19일 오후까지 사직서를 낸 수련의(인턴) 및 전공의(레지던트)는 375명(전공의 251명·수련의 124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구시내 전체 수련의 및 전공의 732명의 51.2% 수준이다.
경북대병원은 179명(전공의 138명·인턴 41명)이 사직서를 냈고, 영남대병원 65명(전공의 23명·인턴 42명), 계명대 동산병원 21명(전공의 11명·인턴 10명), 대구가톨릭대병원 83명(전공의 62·인턴 21) 등이었다.
각 병원은 19일 오후 5시 이후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일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20일 정확한 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대학에 접수된 휴학계는 아직 없었다.
대구의 한 대학 관계자는 "휴학은 온라인으로 우선 신청을 한 뒤 서류를 뽑아 지도교수와 부모 동의를 받고 서면 제출해야 접수된다. 온라인 신청은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서면 제출까지 들어온 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자녀를 의대에 보내려고 온 힘을 쏟은 부모가 휴학에 동의할 지 의문"이라며 "의료계 집단행동에 부정적 여론이 감지되는 상황이기에 의대생들도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대책 마련 부심하는 지역 병원들
대구시내 각 수련병원들은 비상진료체제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19일부터 비상상황실 운영에 들어갔고, 칠곡경북대병원도 전문의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응급환자 대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응급실을 전문의 2명이 12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계속 운영하고 암과 같은 중증질환 수술을 제외한 나머지 수술은 일정을 일부 조정해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또한 심폐소생술 조기대응팀 등 각 진료과별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인력도 당직전문의와 간호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다른 병원들 또한 전공의 줄사직에 따른 의료공백에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필수의료 부분에서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시민들 "혹시 진료 못 받나" 불안
전공의 줄사직이 이어진 19일에는 진료에 큰 차질이 없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크다.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면 응급상황에 대처가 어렵거나 수술 일정이 밀리는 등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 씨(80)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이해하는데 지금처럼 파업하는 방식의 대응은 걱정된다"며 "당장 목숨이 아슬아슬한 사람들은 겁이 크게 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이 있다는 서모(65) 씨도 "의사 수가 모자라다 하니 의대 정원을 늘려서 의사 수를 늘리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의사들이 자기들 이야기만 하고 환자들은 안 챙기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2명에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처분 대상이 됐으며,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나면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