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방산 수도’ 구미, 국방 앵커기관 만들어야

본원 여럿 있는 창원·대전과 대조…기관이 있어 방산 기업도 시너지
방산부품硏·AI센터 유치 서둘러야

구미산단 소재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제작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M-SAM). 방위사업청 제공
구미산단 소재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제작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M-SAM). 방위사업청 제공

수출 효자 제품으로 떠오른 '천궁'(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등으로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경북 구미시에는 국방 관련 앵커기관(본원)이 단 한 곳도 없다. 제2, 제3의 천궁을 개발하려면 연구개발 거점 역할을 수행할 앵커기관이 구미에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구미는 유도무기(44%)·감시정찰(61%) 분야 국내 최대 생산 거점임에도 국방 관련 정부기관(본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구미와 함께 방산 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경남 창원(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 등)과 대전(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등)에는 국방 앵커기관이 여럿 있다.

국방 앵커기관은 첨단 국방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방산 기업과 지역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 미국 헌츠빌(1958년 NASA 유치), 프랑스 툴루즈(1961년 국립우주연구소 유치) 등 선진 도시는 지역에 국방 앵커기관을 유치·신설한 뒤 세계적인 방산 클러스터로 발돋움했다. 대한민국 방산 수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미도 국방 분야 국책연구기관 유치·신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구미시는 정부가 신설하려는 국방기관 2곳(방산부품연구원·국방인공지능센터)을 유치하고, 서울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의 구미 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사업비 약 4천400억원, 인력 규모 500여 명으로 예상되는 방산부품연구원은 반드시 유치해야 할 필수 앵커기관으로 꼽힌다.

구미의 국방 앵커기관 유치 여건과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구미에서 생산되는 천궁-II 등 최첨단 무기체계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 대규모로 수출되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한 '방산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고, 국방산업과 연계가 가능한 IT·전자산업의 집적지이기도 하다.

특히 2029년 구미와 10㎞가량 떨어진 군위·의성군에 대구경북신공항이 개항하면 첨단·항공-국방산업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글로벌 바이어들의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치 대상 기관을 선정한 이후 유치추진단, 범시민 조직을 구성해 다양한 유치 의지를 표출하고 관계 기관을 방문하는 등의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국방 앵커기관을 유치하면 지역 국방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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