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시내 초등학교 공동통학구역 지정,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대구시교육청이 학생 수 감소 대처 방안으로 공동통학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거주지와 가까운 학교에 강제 배정되는 체계다. 공동통학구역은 인근 여러 초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마다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달성군에서 소규모 학교 활성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대구시교육청으로서는 대구 시내로 적용해 볼 만한 시도다.

대구시교육청의 '2024~2028년 대구 초등학교 배치 전망'을 보면 올해 전교생 20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37곳이다. 4년 뒤에는 81곳으로 늘어난다. 총 242개 초등학교의 3분의 1이 학년당 한 학급짜리 학교가 될 거라는 예측이다. 학생 수 감소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현재진행형이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의 문을 닫고 통학구역을 조정하는 것은 수습책일 뿐이다. 이미 경북 일부 읍면 지역 초등학교에서 적은 인원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폐교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대구 같은 대도시에서도 소규모 학교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부터 공동통학구역을 구축하는 건 합리적이라 볼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면 IB프로그램(국제 바칼로레아)과 창의 체험 프로그램의 활성화 계기가 된다. 특히 IB프로그램은 과밀학급에서는 시도하기 쉽잖은 토론형 수업이다. 교육부도 IB프로그램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던 터다. 창의적 시스템 활용만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 공동통학구역으로 지정된 소규모 학교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다만 특성화 프로그램이 성패를 가르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가 생길 수 있다. 프로그램 경쟁력에 따라 학생 수가 많아지거나 적어지게 될 여지가 있다. 경쟁 분위기가 조성되면 자칫 선한 의도가 훼손될 수 있다. 부작용 대비책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하는 까닭이다. 철저한 예측과 특색 있는 프로그램에 바탕을 두고 위기를 헤쳐 나가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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