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가 곧 기회' K배터리 업계 '초격차' 기술로 반전 노린다

中 배터리 업계 해외 진출 가속화 LG엔솔 1위 자리 위태
역대 최대 규모 '인터배터리' 한국 배터리 업계 혁신 기술 공개

6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우태기자
6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우태기자

전기차 수요 위축과 중국 기업의 추격으로 위기에 직면한 한국 배터리 업계가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개최된 국내 최대 2차전지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초격차' 기술을 선보였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는 한국 배터리 업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제외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 SNE리서치 제공
중국 제외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 SNE리서치 제공

◆ CATL 中 제외 시장서도 1위

올 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경우 정책적으로 자국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제약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파악할 때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통계를 별도로 집계한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했으나 간극이 줄어들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중국을 뺀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43.2% 증가한 319.4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CATL은 작년 1월과 비교해 28.5% 성장한 5.7GWh로 점유율 25.8%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동월보다 28.5% 증가한 5.4GWh의 사용량을 보였다. 점유율은 CATL에 1.4%포인트(p) 뒤진 24.4%로 2위를 차지했다.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44.7%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월 전기차용 배터리 총 사용량은 51.5GWh로 전년 동기 대비 6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는 "2023년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기차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며 자동차·배터리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의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셀투팩(Cell To Pack) 컨셉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이 전시돼 있다. CTP는 셀→모듈→팩 단계로 제조되던 기존 방식에서 중간 모듈을 생략하고 셀-팩 구조로 배터리팩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연합뉴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셀투팩(Cell To Pack) 컨셉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이 전시돼 있다. CTP는 셀→모듈→팩 단계로 제조되던 기존 방식에서 중간 모듈을 생략하고 셀-팩 구조로 배터리팩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연합뉴스

◆ K 배터리 '초격차' 기술 꺼냈다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기술 개발 현황과 미래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참관객 약 12만명이 몰렸다.

세계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는 인사들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도를 입증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등 K-배터리 3사 대표를 비롯해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정무경 고려아연 사장 등 배터리업계 전반의 기업인들이 다수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 주지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대사, 페이터르 반 데르 플리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 주요국 인사들도 전시장을 방문했다. 또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해외의 배터리 관련 기업·기관도 역대 가장 많은 115곳이 참가해 투자 유치활동에 나섰다.

배터리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및 제품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투팩(CTP)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배터리 완성품 제작 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면서 배터리 무게 및 비용은 줄이는 기술이다. 셀 유닛 사이에는 열전이 지연 구조를 적용해 안전성도 높였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2027년,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을 각각 양산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포스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배터리 생산 과정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포스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배터리 생산 과정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배터리 소재 기업 '밸류체인' 완성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원료 공급부터 양산,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산업 가치사슬(밸류체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주력인 삼원계 양극재는 물론 LFP(리튬·인산·철)을 포함한 제품 라인업 다변화도 눈에 띈다.

포스코그룹은 인터배터리 2024에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이차전지 소재사업 전체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해외 투자를 통해 직접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포스코형 광석리튬 공정'은 부산물 발생과 부원료 사용을 최소화 했다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소재를 비롯해 통합 이차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올 연말 양산을 국내 최초로 LFP 양극재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또 엘앤에프는 현재 진행하는 신사업인 전구체, 음극재, 리사이클링, 차세대 기술 연구 등을 소개했다. 엘앤에프로 LFP 양산 목표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 풀 꺾인 성장세가 올 하반기부터 차츰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는 인터배터리 현장을 찾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역시 "장인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도 '전체적으로 이차전지 투자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으로 지난달 취임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연구개발(R&D) 지원이나 핵심광물 생산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회원사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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