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원통안에서 72년 살았던 인간 승리자 '아이언렁맨', 자유의 몸으로

소아마비 걸린 후 72년간 '아이언 렁' 안에서 살아
경제학 학사학위와 법학 학위까지 취득한 인간 승리자

'아이언렁맨'이라 불리는 '폴 알렉산더'의 2018년 모습. 미국 AP통신 = 연합뉴스.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을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72년 동안 철제 통 안에서 생을 이어가 '인간 승리자'로 불렸던 미국 남성이 최근 세상을 떠났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동영상 사이트 틱톡에 '아이언렁맨(ironlungm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폴 알렉산더'가 지난 11일, 7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 33만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했고, '에피소드1' 게시물은 5천6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끈 인물이다.

'폴 알렉산더'가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무려 72년 간 '아이언 렁(iron lung)'이라는 원형 철제 통 안에서만 생활한 그의 일생이 알려지면서다. 그는 자신이 6세이던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됐고, 이에 '아이언 렁'에서 평생을 보낸 것이다.

아이언 렁은 음압 인공호흡기의 일종으로, 소아마비 등으로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은 환자의 호흡을 돕는 기기다. 환자의 머리를 제외한 몸의 모든 부분을 감싸는 큰 철제형 원통 모양으로, 내부를 간헐적으로 진공 상태로 만들어 환자의 폐가 숨을 들이쉴 수 있게 하는 구조다.

더 주목할 점은, 폴 알렉산더가 '연명'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아아이언 렁 안에서 평생을 보냈음에도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한 실제 변호사였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1978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1984년에는 동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또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려 책을 쓰기도 했다.

'인간 승리자'다운 그의 생전 소식과 별세 소식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은 "하늘에서는 부디 자유의 몸으로 살길 바란다" 등 추모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