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보지형 다변화…한국, 미국 핵우산 보장 받을 수 있나

세계정세 읽는 거시적 안보 시각 필요…미국 설득해 전술핵 배치도 한 방법

한미 공군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연합 공대공·공대지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공중 표적을 향해 AIM-7M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F-4E. 연합뉴스
한미 공군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연합 공대공·공대지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공중 표적을 향해 AIM-7M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F-4E. 연합뉴스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나라 안보를 크게 위협한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 중국과 대만의 전쟁 불안감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전쟁이 대만과 중국, 한국과 북한에서 동시에 터지면 과연 우리나라 안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북한 핵 위협에 대해 미국은 우리나라에 핵우산을 약속대로 제공할 수 있을까. 안보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선 지금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급변하는 세계 안보지형

신냉전 시대가 도래했다. 2차대전 이후 냉전은 미국과 소련의 패권다툼이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자유진영과 독재국가의 패권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군사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면서 미국이 이끄는 세계 질서를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양안(대만과 중국) 관계도 일촉즉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대만해협 통과 항공노선을 일방적으로 새롭게 설정하는 등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국가라고 보고 대만 통일을 위해선 전쟁도 불사한다는 의지다.

이에 대만은 친미·독립국가 유지를 위해 중국 침공에 대비, 군사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형상변경을 반대하고 있다. 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약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대만이 5년 안에 전쟁이 터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 안보 중심축은 한반도에서 대만으로 이동 가능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주한미군을 빼서 대만에 투입시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안보는 크게 위협받게 된다"고 짚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은 '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과 연계하여 6일 '즉·강·끝' 태세 완비를 위한 '24-2차 비수(PISU)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훈련에 참가한 F-15K가 임무공역에서 적 순항미사일 요격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은 '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과 연계하여 6일 '즉·강·끝' 태세 완비를 위한 '24-2차 비수(PISU)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훈련에 참가한 F-15K가 임무공역에서 적 순항미사일 요격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갈수록 불안한 한반도 안보

한반도 주변 핵무기 위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핵탄두 수는 2021년 1월 기준 미국은 5천550개, 러시아 6천255개, 중국 350개 정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도 최대 40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핵화 정책으로 핵무기가 없는 상태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그레고리 기요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은 지난 12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2년 동안 북한은 13번의 ICBM 비행 시험을 포함해 100번에 가까운 탄도미사일 시험을 실시했으며 ICBM급 추진체를 이용한 우주 발사도 3번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고체 연료 초음속 미사일 시험도 하고 있다. 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되면 우리나라 패트리어트 대공 방어망은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일본 방위성에서 발표한 대로 최고 고도가 50㎞가 맞다면 여러 제원을 고려할 때 북한이 지난해 11월 지상 시험했던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인 히긴스함(DDG-76)이 5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함대지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장착한 히긴스함은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연합뉴스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인 히긴스함(DDG-76)이 5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함대지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장착한 히긴스함은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연합뉴스

◆미국, 핵우산 제공해줄까

우리나라는 미국과 한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미국은 위협을 분류할 때 크게 3개 위협으로 나눈다. 1순위 중국과 러시아, 2순위 이란과 북한, 3순위 파키스탄과 테러다. 미국이 봤을 때 우리나라 안보 순위는 중국과 러시아에 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한미방위조약에 따라 한반도에 핵전쟁이 터지면 핵우산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과 북한, 중국과 대만 등에서 동시다발로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지 복잡해졌다.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 못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국방부 펜타곤 출입 김동현 기자는 "미국의 최대 위협 국가는 중국이다.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한정돼 있다"면서 "핵 사용 배분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보를 보는 눈도 넓혀야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당장 북한의 핵위협 때문에 핵무장을 하자는 것은 한반도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천동설적 시각이다"면서 "한반도 주변의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전체 안보상황을 거시적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핵우산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전술핵 배치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을 대신해 우리나라가 중국 등 한반도 주변 안보를 지키는 한 축으로 역할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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