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없어서 못먹는 '손바닥만 한 굴' 울릉도선 애물단지라고?

수익성 맞지 않고 따서 팔 사람도 마땅치 않아
백화현상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골칫거리 전락

지난 14일 오전 울릉군 북면 현포 앞바다 바위 등에 굴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 현포어촌계 제공.
지난 14일 오전 울릉군 북면 현포 앞바다 바위 등에 굴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 현포어촌계 제공.
지난 14일 오전 울릉군 북면 현포 앞바다 바위 등에 굴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 현포어촌계 제공.
지난 14일 오전 울릉군 북면 현포 앞바다 바위 등에 굴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 현포어촌계 제공.

육지에선 없어서 못 먹는 '자연산 굴'이 경북 울릉에선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19일 울릉군 북면 현포리 어촌계 등에 따르면 울릉도 연안 전역에서 어른 손바닥만 한 굴이 바위 등에 붙어 서식하고 있다.

정확한 분포량은 어민이나 울릉군 등에 조사된 적이 없어 추산이 어렵지만, 지난 10여 년간 제대로 된 굴 채취가 없었다는 어촌계의 말을 미뤄 상당량이 자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양의 굴이 사방에 널렸는데도 어민들이 굴을 채취하지 않는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현포 어촌계 등은 5년 전쯤 굴을 채취해 육지에 판매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실패했다.

당시 어민들은 80㎏ 상당의 굴을 채취해 부산으로 판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부산 수산업자가 제시한 가격이 어민들이 생각한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적어 계약이 불발됐다.

어민들은 울릉 현지 소비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해녀들이 굴을 따려면 여성의 힘으로는 하루에 소량만 딸 수 있고, 남자들이 배를 띄우고 도구로 굴을 딴다 해도 인건비와 연료비 등을 빼면 수익이 크지 않아 손을 대지 않았다.

일각에선 굴을 관광 상품화해 관광객들이 채취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를 허용할 경우 어촌계의 다른 수산자원도 해칠 우려가 있어 선뜻 허락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굴이 계속 번식하도록 둘 수도 없다.

어민들이 울릉 연안을 사막화시키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밀식이 심한 굴을 지목하며 대책을 바라고 있는 탓이다.

박국환 현포어촌계장은 "굴이 울릉을 둘러 넘쳐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소라그물처럼 울릉 백화현상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울릉군 관계자는 "지역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어민, 수협 등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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