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달달파? 후추파? 추억파?…대구 떡볶이 맛집 다녀오다!

신내당시장…‘달고 떡볶이’ 44년 전통 밀떡볶이…2천원의 행복 국물에 푹 적셔진 당면 만두가 별미
‘윤옥연 할매 떡볶이’ 본점…단맛 0%, 중독성 있는 알싸한 후추향 삶은 계란`튀김 어묵과 환상의 궁합
봉덕동 경일여고 앞 ‘너머&…한 판 가득 덮인 고소한 우유맛 치즈 토스트`생과일 주스 등 추억의 메뉴

여고 시절을 떠올리면 항상 따라붙는 것이 있다. 바로 '떡볶이'. 삼삼오오 모여 분식집으로 걸어갔던 그때. 몇 접시를 먹고도 리필을 외치던 그때. 입가심으로 아이스크림은 필수였던 그때. 우리는 왜 그토록 떡볶이에 열광했던 걸까.

"떡생떡사!!!!!!!!!!(떡볶이에 살고 떡볶이에 죽는다)" 여고 시절을 지나온 주말& 기자 3명은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여고 시절 우리가 기억하는 떡볶이는 조금씩 달랐다. 각자가 주장하는 떡볶이학개론! 이 또한 이 기사의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주말& 떡볶이 원정대는 44년 전통을 자랑하는 '달고 떡볶이'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고물가 시대에 떡볶이 2000원이 웬 말인가. 게다가 떡볶이를 시키면 만두는 서비스로 딸려 온다.
주말& 떡볶이 원정대는 44년 전통을 자랑하는 '달고 떡볶이'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고물가 시대에 떡볶이 2000원이 웬 말인가. 게다가 떡볶이를 시키면 만두는 서비스로 딸려 온다.

◆"떡볶이는 일단 달고 봐야지!"

이 기자의 한 마디에 일동 끄덕! 그렇다. 떡볶이는 일단 달고 봐야 한다. 떡볶이가 왜 많은 이들의 소울 푸드로 칭송받겠는가. 바로 어릴 때부터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고추장에 물엿을 잔뜩 풀은 맵지 않은 달달함. 우리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떡볶이와는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라왔다.

"그럼 달달한 떡볶이부터 먹으러 가보자!" '달달파' 이 기자의 떡볶이 설파를 멈춘 한 마디. 주말& 떡볶이 원정대는 44년 전통을 자랑하는 '달고 떡볶이'를 가장 먼저 찾아가 보기로 한다.

대구 신내당시장 안에 위치한 '달고 떡볶이'를 찾으려면 약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입구부터 달고떡볶이를 흉내 낸 가게들이 즐비했기 때문.
대구 신내당시장 안에 위치한 '달고 떡볶이'를 찾으려면 약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입구부터 달고떡볶이를 흉내 낸 가게들이 즐비했기 때문.

대구 신내당시장 안에 위치한 '달고 떡볶이'를 찾으려면 약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입구부터 달고떡볶이를 흉내 낸 가게들이 즐비하기 때문. 시장 안쪽 위치한 달고 떡볶이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달달함을 느끼러 온 방문객들로 북적댔다. 사람이 많아 놀랐고, 메뉴판을 보고 한번 더 놀랐다. 고물가 시대에 떡볶이 2000원이 웬말인가. 게다가 떡볶이를 시키면 만두는 서비스로 딸려 온다.

떡볶이를 베어 무니 올라오는 고추장 맛! 말랑말랑 밀떡에 달달한 소스가 잘 어우러졌다. 포크로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달달한 소스까지 함께 퍼올릴 수 있는 숟가락을 추천. 국물과 떡을 함께 먹으면 달달함은 2배, 아니 3배다. 떡볶이를 맛봤다면 국물에 쏙 빠진 만두를 꺼내 보라. 빨간 국물을 머금은 만두는 바삭함을 잃은 지 오래다. 바삭함은 없지만 부드러움은 남아 있다. 입에 넣는 순간 만두 피는 부스러지고 쫄깃한 당면만이 식감을 살려준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를 먹는 순간 알 수 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후추향. 우리의 백종원 쌤이 이 떡볶이를 먹고 전한 유명한 한마디도 있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를 먹는 순간 알 수 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후추향. 우리의 백종원 쌤이 이 떡볶이를 먹고 전한 유명한 한마디도 있다. "떡볶이에 혹시 후추 쏟았슈?"

◆"요즘 대세는 매콤한 후추맛인데~"

달고 떡볶이를 먹는 동안 임 기자는 생각한다. 입안 가득 달달함이 차오를수록 계속 계속 생각한다. '떡볶이의 정체성은 매콤함이라고!!!!!' 임 기자의 마음은 이미 콩 밭에 가있는 것이다. 이를 눈치챈 기자들은 황급히 다음 행선지로 나선다.

임 기자의 콩밭, 윤옥연 할매 떡볶이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풍겨오는 매콤한 향. 냄새만 맡아도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이다. 시~뻘건 간판을 보니 매콤파의 가슴은 두근댄다. 간판에 내걸린 윤옥연 할매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달달한 거 묵고 왔다고? 여기는 달달함 0%인데 괜찮겄어?"

주말& 떡볶이 원정대가 누구더냐. 맛에 살고 맛에 죽는 자들이 모인 만큼 우리는 본점을 택했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 본점은, 다른 지점들에 비해 단맛이 아예 없고 후추맛이 강하다.
주말& 떡볶이 원정대가 누구더냐. 맛에 살고 맛에 죽는 자들이 모인 만큼 우리는 본점을 택했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 본점은, 다른 지점들에 비해 단맛이 아예 없고 후추맛이 강하다.

달고 떡볶이와 달리 윤옥연 할매 떡볶이는 본점 이외에도 다수의 분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접근하기는 더 좋다. 반대로 말하면 희소성은 조금 떨어진다는 사실. 하지만 주말& 떡볶이 원정대가 누구더냐. 맛에 살고 맛에 죽는 자들이 모인 만큼 우리는 본점을 택했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 본점은 다른 지점들에 비해 단맛이 없고 후추맛이 강하다.

떡볶이를 먹는 순간 알 수 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후추향. 우리의 백종원 쌤이 이 떡볶이를 먹고 전한 유명한 한마디도 있다. "떡볶이에 혹시 후추 쏟았슈?"

윤옥연 할매 떡볶이의 킬 포인트는 찍어 먹는 튀김들에 있다. 튀김 오뎅과 튀김 만두. 바삭바삭한 튀김을 매운 국물에 찍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의 킬 포인트는 찍어 먹는 튀김들에 있다. 튀김 오뎅과 튀김 만두. 바삭바삭한 튀김을 매운 국물에 찍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윤옥연 할매 떡볶이의 킬포인트는 찍어 먹는 튀김들에 있다. 튀김 오뎅과 튀김 만두. 바삭바삭한 튀김을 매운 국물에 찍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아차차 계란 추가도 빠뜨릴 수 없다. 삶은 계란을 반으로 탁! 잘라서 국물에 쓱싹쓱싹! 하 ~ 이 곳이 바로 2차 천국이다.

너머에 왔으면 치즈떡볶이와 토스트는 필수다. 불량식품 맛이 나는 체리 코크까지 시켰다면? 이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가 됐다는 말이다.
너머에 왔으면 치즈떡볶이와 토스트는 필수다. 불량식품 맛이 나는 체리 코크까지 시켰다면? 이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가 됐다는 말이다.

◆"맛도 중요하지만…추억을 잊지마!"

모두가 달달함과 매콤함에 심취해있던 그 때. 최 기자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녀의 감성어린 눈망울에 떡볶이 원정대는 마음이 동요되고 마는데… "여고시절 제 단골 가게에 가서 그 시절 이야기 들어 보실라우?" 최 기자의 이어지는 추억 팔이에 모두가 녹다운! "그래그래. 최 기자 추억의 장소로 한번 가 보자고!"

최 기자가 원정대를 이끈 곳은 경일여고 앞 분식점 '너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너머는 거의 '캔모아' '민토(민들레 영토)' 급이다. 옛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 최 기자도 아마 모교 앞 이곳에서 추억을 무럭무럭 키워 왔으리라.

경일여고 앞 분식점 '너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너머는 거의 '캔모아' '민토' 급이다. 우리의 옛 추억이 피어나는 곳이라는 말씀.
경일여고 앞 분식점 '너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너머는 거의 '캔모아' '민토' 급이다. 우리의 옛 추억이 피어나는 곳이라는 말씀.

'너머'에 도착하자 노래부터 남다르다. 2009년 방영했던 '꽃보다 남자' ost를 시작으로 그 시절 노래들이 줄줄이 나온다. 흥얼대다 보니 벌써 준비된 메뉴. 너머에 왔으면 치즈떡볶이와 토스트는 필수다. 불량식품 맛이 나는 체리 코크까지 시켰다면? 이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석식 메뉴가 맛 없는 날이면 미리 전화로 주문해 놓고 몰래 뒷문으로 나가서 먹고 왔다. 경비원 눈을 피해 뒷문에서 가게까지 전속력으로 뛰었던 그 아찔함! 007 작전처럼 훨씬 길게 느껴졌다"-이도연(28) "예전엔 한판의 양이 많지 않다고 느꼈었다. 저녁을 먹고 가더라도 거의 2인에 1판씩 해치웠던 것 같다. 졸업하고 다시 가게를 찾았을 때엔 '그때 어떻게 그렇게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곽채린(28)

추억은 물론 떡볶이 맛도 일품이다. 매콤한 떡볶이 위에 우유 맛나는 치즈가 한가득. 여고생들이 '몇 그릇'을 그냥 해치웠다는 전설이 가히 납득 될 맛이다. 배는 부른데 입이 심심하다면, 키위 생과일 주스도 추천한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에 "떡볶이 한그릇 더!"를 외칠 수도.

※각자가 느끼는 달달함과 매콤함의 기준은 다를 터. 기자들이 뽑은 떡볶이 집은 주관적인 견해일 뿐. 독자들이 꼽는 떡볶이 집도 궁금해지는 바다. 떡볶이 기사의 취지? 별거 없다! 이 기사로 잠시나마 군침이 돌았다면 우리는 그걸로 됐다. "그런 의미로, 오늘 저녁은 떡볶이~~~~~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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