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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식중독' 영천 A여고, 증세 의심 학생수 50명 아닌 100여명?

문제 급식 먹은 학생수 240여명, 증세 의심 학생 100명 넘어...부실 역학조사 지적
학교 급식업체 선정 ‘최저가’ 입찰, 배식 급식 요구 수수방관 등 사태 초래 비난

영천 A여고에 납품된 도시락 급식 모습. 독자 제공
영천 A여고에 납품된 도시락 급식 모습. 독자 제공
영천 A여고에 납품된 도시락 급식. 비계가 둥둥든 미역국 모습. 독자 제공
영천 A여고에 납품된 도시락 급식. 비계가 둥둥든 미역국 모습. 독자 제공

경북 영천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증독 증세 사고(매일신문 3월21일 자 7면)와 관련, 학교측이 증세 의심 학생수를 대폭 축소했다는 지적이다.

21일 A여고 학부모와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구 동구 민간업체에서 납품한 도시락을 저녁 급식으로 먹은 학생수는 당초 학교측이 밝힌 기숙사생 80여명 만이 아닌 야간자율학습 참여자 등을 포함해 240여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20일 이후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도 50여명이 아닌 1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학교측과 영천시보건소가 이날 검체를 받은 학생수는 39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부실한 역학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증상 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교측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수차례에 걸쳐 제기한 민간업체의 불량 급식 문제와 함께 배식 급식을 요구받고도 장소와 인력, 비용 등을 이유로 수수방관하면서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A여고는 도시락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1식 기준 6천100원 정도로 책정된 예산을 줄이기 위해 '적정가'가 아닌 '최저가' 입찰방식을 적용해 문제가 된 업체가 5천390원에 낙찰받았다.

또 급식소에서 일하던 조리인력 6명 중 3명은 6개월 정도의 급식소 현대화 공사기간 동안 학교측이 제시한 급여가 형편에 맞지 않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부모는 "학교측이 전날(20일) 오후 교육계획 설명회를 명목으로 이번 사태를 설명하면서 '검사결과가 납품 계약 파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와야 업체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며 "학생들이 3개월을 더 도시락 급식을 먹어야 하는데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나"고 비판했다.

대구 한 고교생이라고 밝힌 B군은 "우리 학교도 문제가 된 민간업체에서 급식을 받고 있는데 평소 식단 구성이 너무 부실하고 전날 석식은 사고 기사 때문인지 일부 반찬까지 빼서 편의점에서 배를 채웠다"며 "밥 가지고 이러니까 정말 화가난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여고 관계자는 "사고 파악 과정에서 경황이 없었다"며 "여학교란 특수성이 있어 일부 학부모들은 검체 체취를 반대했다. 급식 배식 문제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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