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재승 비대위원장 "전공의, 한국서 하기 싫어 외국서 시험 준비해"

"다른 나라 의사 지원하면 국가적인 인재 유출"
지방 의대 대거 증원에도 "전공의 수련에 문제 야기할 것"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집단사직 결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집단사직 결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 증원 발표에 대해 '국가적인 인재유출'을 우려했다.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방 위원장은 "많은 전공의가 한국에서 의사하기 싫다며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의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공계 인재들이 의학 쪽으로 온 것도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손실인데, 이들이 다른 나라 의사를 지원해서 다른 나라 국민을 치료한다면 얼마나 자괴감이 들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른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전공의들을 복귀시켜야 한다.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하자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지방을 중심으로 의대 증원에 나서고 서울권 의대에는 증원분이 한 명도 배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향후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일 발표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학생정원 배정결과'에 따르면 증원분 2천명 중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5개 대학에는 361명이, 비수도권 소재 27개 대학에는 1천639명이 배정됐다.

서울 소재 8개 대학에는 요청한 증원분 배정이 안됐다.

그는 "현실적으로 소위 빅5 대형병원이 수련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방에만 의대 정원 증원 규모 80%를 몰아줬다. 지방의대 나온 학생들은 결국 수도권, 서울에 와서 전공의 트레이닝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지방에서 봉사하고 뜻을 펼치려면 거기에 맞는 시설이 갖춰지고 환자도 있어야 하는데 지방 인구가 소멸하는 상황에서 의대만 만들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 현장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방 위원장은 "의대생 정원이 4배로 늘어나는데 수업실에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실습도 나가야 한다. 병원 규모를 3~4배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현실적으로 재원은 어디서 조달하고 교수진은 어디서 구하나"고 말했다.

지난 20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대표들도 정부의 의대 증원 결과에 대해 "증원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해부실 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