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실장 "대구의 문화적 자산 곧 한국 대표 콘텐츠"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지상 강연] '대구문화의 발자취…'
시인 이상화·이육사 조명 강연…'동무생각' 배경된 '청라언덕'
글로벌 기업 '삼성' 태동한 도시…시민 문해력 갖춘 문화도시로

지난 1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이
지난 1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이 '대구문화의 발자취, 기억과 재창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대구의 문화적 자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은 '대구문화의 발자취, 기억과 재창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오 실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시인 이상화의 행적을 조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문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교남학교(현 대륜고)에서 교편을 잡았고 재직 당시 복싱부를 창설했다는 다소 생소한 이력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위대한 시인이자 존경받는 교육자였다. 조선 학생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반대를 무릎 쓰고 복싱부를 만들었다. 후대 복싱선수들이 대구를 찾으면 이상화고택을 찾아 세레머니를 할 만큼 이 분야에서도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상화는 4형제 중 차남으로 형제 모두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면서 "맏형 이상정 장군은 독립운동가로 명성이 높고 최초의 여성비행사 권기옥과 결혼했다. 셋째 이상백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만들고 학장이 됐다. 농구 대표팀 감독을 지내며 농구를 전파하는 역할도 했다. 현재도 '이상백 한일대학농구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넷째 이상오는 한일극장의 전신인 경북문화예술회관 관장을 지냈다"고 덧붙였다.

또 한 명의 저항시인 이육사와 대구의 인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 실장은 "이육사는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17세에 대구로 이사를 왔고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대구에서 보냈다. 이육사는 대구형무소 수감 당시 수인번호에서 따왔다. 또 당시 자신을 소개할 때 '대구 사람'이라고 칭했고 호를 대구라고 한 기록도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항일의 역사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닌 유산이다. 문인들이 남긴 흔적은 대구 고유의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4월23일)은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의 기일이다.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도 4월25일에 돌아가셨는데, 이어서 문학주간으로 기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박태준 작곡가의 '동무생각'의 배경이 된 '청라언덕'과 일제강점기 당시 대구를 찾은 헬렌켈러가 머물렀던 '대구시민회관'(현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을 언급하며 대구 곳곳에 남은 역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동욱 실장은 "삼성창조캠퍼스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글로벌 기업 '삼성'이 처음 태동한 도시가 바로 대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자산을 활용하는 실천적인 방안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대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진정한 문화도시는 정책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인프라와 네트워크,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시민들의 문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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