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리뉴타운 5천여가구 입주 코앞…도로·대중교통·편의시설 접근성 개선 시급

뉴타운 핵심진입로 '문화로' 공사 중단돼 출·퇴근시간 정체 심각
도시철도 없고, 뉴타운 내부 진입 버스노선 '204번' 하나
병원, 학원, 상업시설 등도 부족하고 접근성 떨어져
서구청 "교통·인프라 문제 점차 개선, 행정지원 최선"

7일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 주도로인 '문화로'의 2차선 도로 확장 공사가 중단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7일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 주도로인 '문화로'의 2차선 도로 확장 공사가 중단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서대구역과의 인접성을 바탕으로 수년 새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한 평리뉴타운은 대구 서부권 대표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입주민들 생활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중교통과 병원·학원·상업시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 속에 특히 중심도로인 '문화로'를 둘러싼 교통 불편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로' 개선 난항에 교통 불편 가중

평리뉴타운 안팎은 아직도 교통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뉴타운 중심을 가르는 '문화로'의 차선 수가 적고, 폭이 좁은 탓에 여러 교통 문제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평리뉴타운은 도시 설계상 장차 7개 구역 중 4개 구역 6천330가구가 문화로를 주 출입로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3·6구역에 이어 올 하반기 5구역이 추가 완공될 예정이고, 남은 4구역도 올해 안에 첫 삽을 뜰 기미를 보인다. 문화로 개선 작업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왕복 4차로에 불과한 이곳은 출·퇴근시간 상습정체가 빚어진다. 주민들에 따르면 문화로는 뉴타운 조성 이전부터 서구 외곽의 공단과 중심 주거지를 오가는 지역 핵심도로로 교통량이 많았다. 특히 파도처럼 위아래로 구불거리는 도로면이 혼잡함을 더했다. 뉴타운 조성 과정에서 문화로의 평탄화·확장 작업이 추진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현재 공사는 중단된 지 오래다. 일부 조합 간, 또 서구청 사이에 공사비 관련 법적 분쟁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소송과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현재로선 공사가 언제 재개될 지 미지수다. 공사 현장이 방치되면서 현재 문화로 일부 구간은 2차로 통행만 가능하다. 도로사정은 확장 작업 이전보다 더 혼잡해졌다.

이는 아파트 단지 주변 갓길 주차 문제로도 번졌다. 일부 입주민들은 멀쩡한 주차장을 두고 아파트 단지 밖 갓길 주차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출근 시간 붐비는 도로를 빨리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7구역 아파트 주민 오모(43) 씨는 "안 그래도 좁은 도로인데 갓길에 차까지 주차돼 있으니 더 복잡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해야

4월 현재 3천500여 가구, 하반기 추가로 1천5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 평리뉴타운은 규모에 비해 대중교통 접근성 역시 취약하다.

특히 문화로를 통해 평리뉴타운 내부로 깊숙히 들어오는 버스 노선은 204번 하나뿐이다. 204번 버스는 금호지구에서 뉴타운, 중앙로, 반월당 등을 거쳐 수성구 범물동으로 향한다. 노선 자체는 환승을 통해 대구 각지로 이동하기에 용이하다는 평가다. 다만 배차간격이 평일 16분‧주말 22분으로 상당하고, 노선의 절대적인 개수가 적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뉴타운으로 전입한 김모(60) 씨는 "다니는 버스도 하나밖에 없는 데다 배차간격도 20분 안팎이라 어딜 가려면 항상 오래 기다린다"며 "아파트 바깥으론 버스가 꽤 다니지만 노인들이 걸어 나가기에는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민선 7기 당시 서대구역과 안지랑역을 잇는 트램 노선 구상이 민선 8기 들어 백지화된 가운데 도시철도 노선에 대한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높다.

뉴타운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트램 도입이 추진될 때 뉴타운 입주예정자들의 기대가 아주 컸던 만큼, 백지화 당시 실망도 많이 했었다"면서 "백지화 이후 지금껏 대중교통망을 보강해준 게 딱히 없지 않나. 대안을 만들어 달라는 게 주민들 마음"이라고 했다.

7일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 주도로인 '문화로'의 2차선 도로 확장 공사가 중단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7일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 주도로인 '문화로'의 2차선 도로 확장 공사가 중단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다른 시설 확충도…서구청 "차차 개선, 최대한 지원"

주민들은 교통 외에도 전반적인 생활 편의 시설이 확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과 학원, 대형마트 등의 입주를 바라는 주민이 많았다.

현재 뉴타운 내부 상가에 입주한 병원은 한 곳도 없다. 뉴타운 주민들이 병원을 이용하려면 우측 서대구로나 아래쪽 국채보상로에 접한 기존 상가 존치구역까지 나가야 한다. 영어, 음악 등 유아 및 저학년을 주요 대상으로 한 뉴타운의 학원가는 완공된 단지 상가 중 유일하게 복층 구조인 3구역에 밀집해 있다. 학부모들은 학습 과목과 방식의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학원이 들어서길 바라고 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는 3구역 주민 이모(33) 씨는 "뉴타운 근처에도 소아과가 생겼으면 좋겠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소아과가 도보로 10분 넘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뉴타운의 재정비 사업과 입주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인프라 문제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학부모들이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사교육 공백을 '공교육 다양화'로 최대한 보충할 것이란 입장이다.

문화로 개선 작업 재개와 관련, 서구청 관계자는 "최근 조합 간 타협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작업 방식이 확정되면 구청도 최대한 빨리 검토·인가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중교통망 보강에 대해서는 "현재 대구시가 버스 노선 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 중이다. 서구에서는 서대구역과 뉴타운, 서대구로를 연결하는 대중교통망 활성화가 선순위 개편 목표로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쯤에는 버스 노선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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