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성 10년'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방은행 이용 봤더니…

신서혁신도시 공공기관 10곳 중 대구은행 주거래 기관 2곳
"공공기관 이전 취지 어긋나… 지방은행 이용률 의무화해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김천혁신도시(경북드림밸리)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김천혁신도시(경북드림밸리) 전경. 매일신문 DB

'균형 발전'에 동참해 전국 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긴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홀대가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 경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21곳 가운데 대구은행을 주거래은행(1순위 기준)으로 삼은 기관은 전체의 9.5%에 불과했다.

21일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의원(광주 동구남구갑)실에서 받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금융권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10곳 중 대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한 곳은 한국사학진흥재단과 중앙병역판정검사소 등 2곳으로 나타났다.

1차 공공기관 이전 시기 신서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 10곳 중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앙교육연수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부동산원 ▷한국가스공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 8곳은 대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예치금액은 더 미미하다. 이들 기관의 지난해 상반기 말 주거래은행 예치금 잔액 약 2조8천546억원 가운데 대구은행 비중은 0.19%(55억4천만원)로 집계됐다.

김천혁신도시(경북드림밸리)로 이전한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종자원 ▷조달청 조달품질원 ▷우정사업조달센터 ▷기상청 기상통신소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한국전력기술 등 11곳 가운데 대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한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국 혁신도시 공공기관 110곳 중 지방은행을 1순위 거래은행으로 둔 곳은 단 4곳(3.63%)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부산은행을 이용했고 나머지는 4대 시중은행(국민·우리·하나·신한)과 농협은행 등과 거래했다. 수신거래 실적이 없는 경우 등은 제외(전국 5곳)한 자료라는 점을 고려해도 지방은행 비중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공공기관 측은 거래 대상자 편의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지방에 있더라도 전국에 분포한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전국적으로 수요와 접근성이 높은 대형은행 비중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이전 공공기관이 지방은행 이용에 소극적인 건 균형 발전과 지역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처럼 이전 공공기관이 지방은행을 일정 이상 이용할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오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마다 공공기관이 내려와 있지만 지방은행과 거래하는 비중은 굉장히 낮다. 공공기관 이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지역 금융기관 이용률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 금융기관 의무거래 제도를 시행하면 지역 내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지역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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