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 교수가 최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제기된 과거 학폭(학교폭력) 논란과 관련, 학폭을 다뤄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언급으로 해당 사안의 진위를 좀 더 지켜볼 것을 제안했다.
▶진중권 3일 오전 11시 53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라보, 멋지다, 동아야. 짝짝짝"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폭 피해자인 문동은(배우 송혜교 분)이 성인이 돼 학폭 가해자 박연진(배우 임지연 분)을 찾아가 '학폭 가해자임에도 떳떳하게 사는 모습을 비꼬는' 뉘앙스로 한 말과 행동(박수)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진중권 교수는 "나도 정학 두 번에 근신 한 번인데, 생기부(학교생활기록부)는 깨끗해. 이젠 별 게 다 나오네"라고 짧게 덧붙였다.
이는 전날(2일) 저녁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김동아 당선인의 학폭 의혹이 제기되자 김동아 당선인이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교생활기록부를 캡처해 올린 걸 가리키고, 학교생활기록부 공개로만은 해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 맥락이다.
▶전날 MBN은 단독 보도를 통해 "오랜 기간 집중 취재한 내용을 전달해 드린다"며 김동아 당선인이 부산에서 보낸 고교 시절 다수 학우들에게 학폭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보도에서 동창생 A씨는 "엄청 세게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게 맞았다. 그 이후에 주먹으로 계속 때렸다. 친구들이 말려서 멈췄던 적이 있다. 이후로 무서워서 걔 주변에 가지도 못하고 학교에서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생활했다"며 "김동아 당선인이 괴롭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장난삼아서도 때리고, 심하게 때린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김동아 당선인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전후로 김동아 당선인으로부터 연락이 오거나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이며 "그때만 생각하면 다시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도 했다.
이어 MBN은 다른 동창생들(B, C, D씨)의 증언도 전했다. "친구에게 담뱃값을 갈취하기도 했다" "사소한 이유로 느닷없이 친구들에게 소리지르기도 했다" "키 작고 싸움 못하는 애들을 포크로 찌르며 웃기도 했다" 등의 증언이다.
이에 김동아 당선인은 MBN에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허위"라며 "고등학교 3학년부터 오히려 공부한다고 아예 왕따처럼 지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이 사이가 안 좋아져서 이상한 소리 하고 다닌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 친구들이 질투와 시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바로 이어 김동아 당선인은 MBN 저녁 뉴스가 나간 직후인 당일(2일) 오후 9시 29분쯤 페이스북에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도 올린 것.

▶페이스북 글에서 김동아 당선인은 "(보도에서)구체적인 정황이 묘사됐다고는 하나, 일방적인 주장뿐이다. 저는 학교를 다니며 일방적으로 누구를 괴롭힌 적도, 폭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면서 "저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 학교생활기록부 사본을 첨부한다"고 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김동아 당선인의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그리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정도만 나온다.
앞선 3개 항목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보면 1학년 때 '맡은 일을 능동적으로 잘 처리하며 성격도 명랑했다', 2학년 때 '밝은 성품이며 예의가 바르다', 3학년 때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할 뿐 아니라 매사에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등의 내용이 확인된다.
김동아 당선인은 MBN에 밝힌 반박("친구들의 질투와 시기 때문")에서 좀 더 강화시킨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번 보도가 일종의 '정치적 음해'에서 비롯됐다는 것.
그는 "저의 당선 전후로 제 고향에서 저와 관련한 악의적인 소문이 돌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와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인 동창생들이 소문의 발원지라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저는 이번 보도가 일군의 무리들이 기획한 정치적 음해라고 판단한다. 허위 주장이 지속될 시 관련인들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재반박, MBN의 후속 보도가 이어질 지 등에도 시선이 향하게 됐다.
▶1987년 부산 태생으로 올해 나이 37세인 김동아 당선인은 부산 해운대구 소재 양운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법대를 졸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등을 거쳤다. 이어 이번 22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구갑 선거구에 출마해 초선으로 당선됐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며, 앞서 이재명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으며 일명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 공천 배제 기준으로 학폭을 처음으로 추가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말~2023년 초 방영된 드라마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얻었고, 비슷한 시기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과거 학폭이 논란이 되며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걸 의식한 맥락이었다.
다만, 이는 학폭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 다시 말해 공식 기록이 있어야 부적격으로 탈락시킨다는 것으로, 처벌 이력이 없는, 가령 피해자가 두려움에 신고조차 못하고 '묻힌' 학폭 사례는 다룰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