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정훈, 원내대표 불출마 권유 이철규에 "악수 청했더니 '너 나 알아?'"

"3월 초 통화가 총선 이후 대화로 변질"
"'후배가 '인사는 해야지'라면서 건방지게 굴더라'는 마타도어 퍼져"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이철규 국회의원. 박정훈 페이스북, 연합뉴스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이철규 국회의원. 박정훈 페이스북, 연합뉴스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페이스북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페이스북

친윤 중 친윤인 '찐윤'으로 불리는 이철규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당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인사들 중 하나인 같은 당 박정훈 22대 총선 당선인(서울 송파갑)이 이철규 의원의 "출마하라더니 뒤돌아서 불출마 요구" 취지 언급과 관련해 내막을 털어놨다.

▶이 논란은 이철규 의원이 지난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자신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당내 인사들에 대해 "오히려 그 중 몇 분은 (원내대표를 제가) 해야 한다고,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런 분들에게 똑같이 아니라는(출마 의사가 없다는) 걸 얘기했음에도, 밖에 나가서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이 말씀하실 때는 조금 당혹스럽다"고 비판하며 불거졌다.

당시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인지 묻자 이철규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제 말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다"라며 이번 총선 당선자라고 '스무고개 수수께끼' 뉘앙스의 답변을 했다.

이철규 의원에게 원내대표 불출마 요구를 한 국민의힘 인사들 가운데 언론의 조명이 가장 강하게 향한 인물은 지난 4월 30일 페이스북으로 입장문을 밝혔던 배현진 의원이고, 이에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인지 물은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배현진 의원 말고도 윤상현·안철수 의원과 박정훈 당선인 등도 이철규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 반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 모두 이번 총선 당선인이라 시선이 함께 향했다.

이 가운데 논란에 휩싸였던 배현진 의원은 이철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이 나온 당일(8일) 그와의 통화(4월 26일) 녹취록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박정훈 당선인도 관련 내용을 털어놓은 상황이다.

이철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고 한 것.

박정훈 당선인은 10일 오후 2시 24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식장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선 이철규 의원 실명 대신 '그 정치인'이라고 익명을 써서 지칭했다.

박정훈 당선인은 "(5월) 4일 오후 가깝게 알고 지내는 기자의 결혼식이 있었다. 입구로 들어서는데 친분이 있는 기업인이 인사가 있어 악수를 하다보니 뒤에 익숙한 다른 정치인이 계셨다. 그런데 그분이 눈을 피하시길래 제가 '인사는 하셔야죠'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랬더니 대뜸 '너 나 알아?'라고 황당한 반응을 보이셨다. 큰 모욕감을 느꼈지만 그 분의 불편한 마음을 감안해 별 대응 없이 제 자리로 갔다"고 당시 '그 정치인'과 만난 상황을 전했다.

이 상황이 벌어진 날(5월 4일)은 박정훈 당선인이 4월 27일 오전 8시 58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이 선거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그 역할(국민의힘 원내대표)을 하긴 어렵다. 국민이 힘껏 때렸으니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순리"라고 쓰고 '박정훈 "국힘 신임 당 대표, 김재섭 배현진은 어떨까?" "이철규 원내대표? 수도권에서 부정적 기류 많아"'라는 제목의 4월 2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출연분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고 1주 뒤였다.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페이스북
박정훈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 페이스북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박정훈 당선인은 "그 정치인은 제가 공개적으로 만류하는 바람에 본인의 '간절했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날 이후 그 정치인은 방송에서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했던 사람이 이제 와서 반대했다'고 이야기했다"며 "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정훈 당선인은 "그 권유는 3월 초 통화에서 제가 한 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판세가 우리당에 불리하지 않았던 때였고, 그 정치인이 얼마나 그 자리를 원하고 있는지 잘 알았기 때문에 덕담식으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분은 총선 참패에 큰 책임이 있는 분이다. 총선 이후 성난 민심을 감안해 출마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고언을 드린 것이다. 그 이상의 사정 설명은 덧붙이지 않아도 될듯 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정훈 당선인은 "그날(5월 4일) 이후 예식장(에서 만난) 상황(에 대한 전언은) '후배가 '인사는 해야지'라면서 건방지게 굴더라'라는 말로 변질돼 유포됐다. 물론 '너 나 알아?'라는 그 정치인의 말은 생략된 채였다. 3월 초의 통화가 총선 이후의 대화로 변질 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감정 싸움을 하는 건 국민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일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소신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마타도어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정확한 상황을 알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에 부득이 펜을 들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쓴 이유를 밝히면서 "분을 넘는 욕심은 남도 힘들게 하지만 자신도 무너뜨리는 법이다. 저도 늘 겸허하게 돌아보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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