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9일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가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16일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의 공식 오찬 이후 3일 만이지만,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분향소를 방문한 이후 169일 만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가섭불과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약 100년 만에 고국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 자리로 돌아옴)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지난달 돌아온 사리는 일제강점기에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리가 공개되는 것은 고려 후기 사리탑 봉안 이후 600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번에 돌아와 모셔진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며 100년 가까이 이역만리 타국에 머물던 사리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미 보스턴미술관과의 사리 반환 협상은 2013년부터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장을 만나 사리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
당시 김 여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에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며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고, 메튜 테이텔바움 보스턴미술관장은 유관기관과 함께 필요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보스턴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약 10년 만에 옛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과 반환 논의를 재개했고, 양측은 지난 2월 사리구는 대여 형식으로 사리는 보스턴미술관이 조계종에 기증하는 형태로 환지본처에 합의했다.
이에 진우스님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에게 "영부인께서 사리 환지본처에 큰 역할을 해 모셔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불교계에서 이날 행사에 김건희 여사의 참석을 간곡히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계총 측에서 사리 환지본처에 김 여사의 도움이 매우 컸다"며 "행사에 김 여사가 꼭 참석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진우스님 등 불교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4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관계에서는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인성환 안보2차장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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