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늑장 행정’ 대구 동구청, 경찰 연락에도 도로 1차로 주차차량 한 시간 넘게 방치

지난 13일 경찰 신고 1시간 35분만에 구청 단속반 현장 도착
1차로 불법주차 계속돼도 단속은 나몰라라
동구청 "이런 곳까지 단속하기엔 무리 있어"

이시아폴리스강변도로 1차로 한가운데 회색 승용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유튜브 판슥 캡처
이시아폴리스강변도로 1차로 한가운데 회색 승용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유튜브 판슥 캡처

최근 도로 1차로에 주차된 차량을 본 시민이 단속 요청을 수차례 했지만 대구 동구청이 1시간 넘게 방치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구간이 상습 불법 주차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독자 55만명 유튜버 '판슥'이 최근 게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오후 2시 10분쯤 자동자전용도로인 동구 이시아폴리스강변도로 1차로에 주차된 차량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7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오후 2시 29분쯤 단속 권한이 있는 동구청에게 출동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동구청은 출동 요청 후 1시간 30분이 넘도록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신고자가 동구청에 네 차례나 전화를 걸어 출동을 재촉했으나 '담당 팀에게 전달했다'는 식으로 떠넘기기에 바빴다.

답답함을 못 이긴 신고자는 결국 오후 3시 45분쯤 소방당국에 신고를 했고, 1시간 먼저 신고를 받은 구청 단속반보다 소방이 먼저 도착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차주와 연락이 닿은 소방당국은 차주 도착 전까지 차량 통제 및 안전조치를 마친 뒤 현장을 떠났다.

최초 신고자였던 유튜버 판슥 씨는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도로 한가운데, 그것도 1차선에 차량이 세워져 있어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구청 대응이 너무 늦어져 답답함이 컸다"며 "경찰 역시 출동 후 별도의 안전통제 없이 다른 신고가 있다며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구간은 그동안 상습적으로 1차로 불법주차가 횡행하는 곳으로 확인됐다. 3차로에서 우회전으로 합류한 차량이 약 400m 직선 구간을 지나 삼거리로 진입하는 구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용이 적은 1차로에 화물차량 등이 불법으로 주차를 하는 것이다. 해당 도로의 1, 2차로는 현재 도로가 끊겨 있다.

인근에 한 주민은 "밤낮을 떠나 이곳에는 늘 불법 주차 차량이 빼곡하다. 운전자들에게 물어보니 이곳이 단속을 안 하기로 유명해 인근 경북 차량까지 이곳에 차를 대고 있었다"며 "사고 위험이 높아 보여 수차례 구청에 단속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구청에서 운영 중인 단속 차량이 5대가 있고, 민원이 들어오면 순차적으로 단속을 나간다. 당시에 나간 차량은 오후 2시 50분까지 율하지구에서 단속을 했고 이동하는데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며 "이 구간이 원래 조용한 지역이라 굳이 단속을 잘 안 한다. 이런 곳까지 단속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강변도로. 화물차량 1대가 1차선 한가운데 주차돼있었다. 박성현 기자
21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강변도로. 화물차량 1대가 1차선 한가운데 주차돼있었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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