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여행 못 가면 '개근거지'라 놀려" 초4 아들 울고, 외벌이 가장은 한숨만

"외벌이로 월 300~350만원 벌어, 여행 여유 자금 없어"
"국내여행이라도 찾아봤지만 '쪽팔린다'…사는게 쉽지 않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 14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개서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 14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개서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학교에서 '개근거지'라는 말을 듣고 왔다는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빠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글을 통해 "아들이 학교 친구들로부터 '개근거지'라고 놀림을 받았다"라며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350만원이며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다"고 토로했다.

'개근거지'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여행 등 교외 체험 학습을 가지 못하고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한 아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이어 A씨는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아이는 해외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고 했다.

A씨는 아들과 함께 국내 여행지를 살펴봤지만 아들에게선 "쪽팔린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는 "경주나 강릉, 양양 같은 곳을 알아보자며 아들과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아들로부터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할 때 쪽팔린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라며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폴, 하와이 등 외국으로 체험학습을 간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아내와 아들 둘만 해외여행을 보내기로 하고 특가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당연히 모든 세대만의 분위기나 멍에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없으면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께서 키워주심에 감사하면서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뭐 사달라고 칭얼거린 적도 없었다"며 "아이는 최신 아이폰에 아이패드까지 있다. 제 핸드폰은 갤럭시 S10"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정말 비교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 결혼 문화나 허영 문화도 그렇고 참 갑갑하다.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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