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오전 2시까지 연장되고 외국 금융기관의 직접 참여가 가능해진다. 이 같은 조치에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9일 "오는 7월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에 대비해 연장 시간대 시범 거래를 통해 관련 절차들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발표된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은 외환시장 개방과 개장 시간 연장이 골자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개장 시간은 7월부터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외국환거래법규 개정 및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록 등의 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까지 23개 외국 금융기관이 RFI 등록을 마쳤다. 이 가운데 10개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과 외환 스와프 거래를 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2월부터 8회에 걸쳐 외환시장 연장 시간대(오후 3시 30분∼다음날 오전 2시)에 시범 거래도 시행했다. 총 27개 기관(15개 국내 외국환은행, 6개 증권사, 6개 외국 금융기관)이 참여해 시나리오 또는 자율거래 방식으로 외환 거래·결제·회계처리 등 모든 절차를 원활히 마쳤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범 거래 참여 기관은 자정을 넘겨 날짜가 바뀌는 시점에도 정규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과 마찬가지로 중개 회사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으로 호가를 제시하고 거래를 체결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자율 거래 참여 기관들은 정식 시행 이후에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 여건이 양호하게 조성될 경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역내 흡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정식 시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은 시범 운영 기간에 총 4차례의 연장 시간대 시범 거래를 시행하고 더욱 많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거래 환경 변화에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은행들도 관련 인프라 준비를 속속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유입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미 하나은행은 본점에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딜링룸을 열었고, 신한은행도 야간·공휴일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런던·싱가포르 지점을 RFI로 등록했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몸집을 키우게 된 DGB대구은행도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2인 1조로 나이트 데스크를 운영하려고 하며 향후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더욱 늘어나서 24시간이 되면 그때는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현재까지 시범운영에서 연장 시간대에도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6일 발표되는 MSCI의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도 주목된다. MSCI는 한국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조치의 영향을 평가해 선진국지수 후보군(워치리스트) 등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외국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면 원화가 필요한데 한국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환전할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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