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자 공해로 전락한 경북대 총장선거…학생들 소외 불만

후보자 9명 매일 선거문자…유권자 열통 이상 문자 골머리
2만명 학생들 선거 소외…불만 고조, 무관심 이어져

17일 경북대 교정에
17일 경북대 교정에 '제20대 경북대 총장임용후보자선거'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경북대 총장 선거는 오는 25일 치러지며 총 9명이 출마했다. 후보자 기호는 추첨을 통해 1번 이형철, 2번 김영하, 3번 허영우, 4번 김광기, 5번 이정태, 6번 하성호, 7번 김상걸, 8번 이신희, 9번 권순창 교수로 정해졌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오는 25일 치러지는 경북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 방식이 문자, 전화, 이메일 등으로 한정돼 있어 후보자들이 표심잡기에 애를 먹고 있다.

경북대 구성원들은 하루에도 수십통 오는 후보자들의 문자에 '공해' 수준이라며 불만이 고조되고, 학생들은 투표비중이 적어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경북대 총장 선거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경북대 교수와 직원 등 구성원들은 요즘 후보들의 선거 문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후보가 9명 출마한터라 후보들이 보내는 문자가 하루에 열통이 훌쩍 넘는다. 일부 후보들은 하루에 2~3통 문자를 보내는터라 문자 공해, 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후보자들마다 수천~수만통의 문자를 한꺼번에 발송하는 바람에 시스템 문제로 새벽시간에 문자가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이유는 총장 선거 운동 방식이 문자, 전화, 이메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후보토론회(3회)와 합동연설회(1회)가 있긴 하지만 후보가 9명이나 돼 토론회나 연설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 또 문자나 전화 등의 선거운동이 평일의 경우 오전 9시~오후6시까지 시간이 정해져 있다.

A후보는 "규정에 따라 문자, 전화 등으로 공약을 홍보하고 있지만 평일의 경우 수업이나 업무시간에 전화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문자를 통해 홍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후보는 "문자 선거 운동이 남발되면서 학생 등 일부 구성원들은 커뮤니티에 문자를 너무 많이 보내거나 새벽에 보낼 경우 오히려 투표해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후보들의 선거운동도 교원과 직원으로 편중 되면서 학생들은 불만을 넘어 무관심으로 돌아서고 있다.

경북대 총장 선거에서 교원이 70%, 직원 23%, 학생은 7%의 선거권을 가진다.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교원수는 1천231명, 직원이 1천58명, 학생은 2만7천379명이다. 표로 환산해보면 교원 1명의 투표가 학생 222명의 투표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경북대 총학생회 측은 "지난 총장선거때 학생 비중인 4%보다는 학생 비중이 올랐으나, 여전히 비중이 적다"며 "캐스팅보터 정도로 학생 입장이 반영될 순 있으나, 어디까지나 많은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종강 이후로 선거일이 정해지고,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낮아진 탓에 경북대 학생들의 총장 선거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모양새다.

경북대 경제학과 1학년 학생은 "다음주에 총장선거가 있다고 듣긴 들었지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기말고사"라며 총장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출된 총장의 임기나 공약을 아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C후보는 "학생들의 경우 2만명이 넘어 문자를 한통씩만 넣어도 100만원이 넘게 들어간다"며 "교원과 직원은 1천명 정도로 비교적 선거운동을 하기 쉽지만 학생들은 너무 방대해서 현재 문자, 전화, 이메일 등의 선거방식으로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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