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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코순이와 복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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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 논설위원
김병구 논설위원

'춤추는 아시아 코끼리, 코순이'(출생신고 1969년). 국내 최고령으로, 암컷이다. 한 무역업자에 의해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이 생긴 이듬해인 1971년 들어왔지만, 고향과 어미를 알 수 없다. 현재 코끼리 나이로 55세, 인간으로 치면 90대다. 코끼리 평균 수명은 40년 안팎이다. 역시 달성공원에 있었던 수컷 아시아 코끼리 '복동이'(1974~2023년). 인도에서 갓 태어난 복동이를 국내 한 기업이 들여와 1975년 9월 대구시에 기증했다. 그때부터 코순이와 복동이는 '의남매'가 됐다. 아침에는 코로 서로의 몸을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먹이를 양보하기도 하는 등 남매의 정을 과시했다. 여름철 의남매는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코로 받아 온몸에 뿌리며 더위를 쫓는 진풍경을 연출해 어린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노령의 복동이는 지방 과다에다 지난해 6월부터 발톱 주위 염증 등 증상을 보이다 결국 두 달 뒤(8월 초) 하늘나라로 갔다.

코순이는 작년 복동이가 죽은 뒤부터 춤을 더 격렬하게 춘다는 얘기가 나돈다. 제자리에 서서 반복해서 몸을 앞뒤로 세차게 흔든다는 것이다. 사실 언제부터 춤을 췄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수의사나 사육사들은 2, 3가지 가설을 내세운다. 하나는 동물이 우리에 갇혔을 때 그곳으로부터 벗어나고파 하는 무의식적 '자유에의 갈구(절규)'다. 즐거울 때 추는 춤과는 다르다. 다른 하나는 비좁은 사육 시설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일종의 정신병적 이상행동으로 본다. 최근 코순이의 격렬한 춤은 의붓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외로움의 극단적 표현으로 읽히기도 한다.

포유류와 조류 등 75종 645마리가 있는 달성공원 동물원은 서식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평이다. 특히 코순이가 사는 코끼리 방사장은 면적이 좁고 더위를 이겨낼 그늘도 마땅찮다. 이 때문에 요즘은 야외 방사장에서 코순이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사육사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는 2027년 준공 예정인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부지에 동물원을 조성해 달성공원 동물들을 옮긴다. 코순이의 사육 환경이 더 좋아지고, 대구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져서는 더 나은 환경에서 장수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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