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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이호준] '제가 사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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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죄송합니다. 제가 이 종목 사 버렸습니다. 주가 하락은 저 때문입니다. 제가 사면 꼭 내립니다."

코스피 상승세가 무섭다. 잠시 주춤하곤 있지만 8,000도 뚫을 기세(氣勢)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런 '불장'도 꼭 나는 비껴 간다. 지수가 폭등해도 내가 가진 주식은 안 오른다. 오히려 떨어진다. 올랐다 싶어 팔면 다락같이 치솟는다. 더 오를까 싶어 놔두면 아니나 다를까 곤두박질이다. 왜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는 걸까.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실력 탓이다. 해당 종목에 대한 정보와 분석이 부족해 매수·매도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내 문제다. 두 번째는 내 잘못이 아니다. 지수 착시(錯視) 효과다. 지수가 폭등해도 상승 종목이 훨씬 적다. 이번 '불장'이 대표적이다. 코스피가 6.45% 폭등한 지난 6일만 봐도 그렇다. 상승 종목 수는 200개, 하락 종목 수는 679개였다. '삼전닉스'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주도했다.

심리적 요인도 크다. 심리학·경제학적 여러 이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먼저 '손실 회피 편향(偏向)'이다. 10만원 잃는 고통을 10만원 버는 기쁨보다 약 2.5배 더 크게 느낀다. 조금 올랐을 때 "이거라도 건지자"며 일찍 팔아버리는 이유다. 또 하나는 '처분 효과'다. 이익이 난 주식은 빨리 팔고 손실 난 주식은 오래 붙들고 있는 경향이다. 열 번의 거래 중 한두 번의 뼈아픈 실수가 전체 투자 패턴인 것처럼 느끼는 '가용성 휴리스틱'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주가가 폭등할 때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하락장의 쓴맛을 보는 '포모 증후군'도 그렇다. 고점(高點)에서 못 판 고통의 기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 '늘 그렇다'고 생각하거나 훨씬 일찍 팔게 되는 '피크엔드 법칙'도 적용 가능하다. 기관과 외국인 영향도 있다. 개인이 겁에 질려 던진 주식을 대량으로 받아 올린 뒤 다시 개인이 뒤늦게 뛰어들 때 팔고 나오는 구조가 반복되니 '내가 팔면 오르고 사면 내린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완전한 극복은 힘들지만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면 좀 낫다고 한다. 목표 수익률 도달 시 자동 매도, 분할 매수·매도, 지수 추종 ETF처럼 판단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다들 '내가 사도 오르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성투(成投)'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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