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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최두성] 대구의 '진짜'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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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성 정치부장
최두성 정치부장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 진영 후보'가 깃대를 꽂고 시작하는 선거였다. 1995년 민선 단체장 선거가 도입된 이후 죄다 보수 계열 인사가 당선됐다. 이런 곳에서, 올해는 이례적 '봄바람'이 불고 있다. 후보등록이 시작된 시점에서 대구시장 선거(이하 대구선거)는 여야 후보 간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개표가 끝나봐야 승자를 알 수 있는 형국이다.

대구선거는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激戰地)로까지 부상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첫 민주당 시장을 노린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끊긴 적 없는 보수의 맥을 잇고자 한다. 김 후보는 정부 지원을 무기로, 추 후보는 경제 전문가임을 전면에 내세운다.

정당적 관점에서 볼 때, 대구선거는 중요성을 띤다. 여당으로선 불모지 대구의 지방 권력을 쟁탈할 절호의 기회다. 2016년 총선서 김부겸 후보가 당선돼 지역주의 파괴라는 이정표를 남겼지만 대구 전체를 선거구로 두는 시장 선거의 당선은 의미가 몇 배로 커진다. 대구와의 핫라인도 개척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행정권과 다수 의석으로 의회 권력을 쥔 민주당이 대구 지방 권력까지 거머쥐게 되면 보수의 본거지를 잃게 된다. 수성한다면 '재기의 싹'을 틔울 공간을 얻게 된다.

대구선거는 정당 간의, 더불어 정당 대표의 향후 정치적 운명마저 결정지을 중대사가 됐다. 여당의 힘이 과시되고, 프레임이 짜이고, 각종 선거 기술이 구사되는 기저(基底)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방점(傍點)이 찍혀야 할 건 시민적 관점이다. 내 삶과 고장의 미래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당적 관점에서 두 후보는 서로 마주하거나 등을 기대고 있지만, 다행스럽게 대구 경제의 부활에는 시선을 공유한다. 김 후보는 '산업 대전환'을, 추 후보는 '대구 경제 대개조'를 앞세우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데는 같은 목소리다.

대구는 '뻘'에 빠진 형국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그 증거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30년 넘게 꼴찌다.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다. '대월동화'(대구백화점은 월요일, 동아백화점은 화요일 휴무)를 읊조리던 시절은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 거리의 상점은 비어가고 인구는 갈수록 줄고 있다. 행정통합, 신공항 등 각종 현안들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구선거는 뻘에 빠진 대구를 구할 리더를 뽑는 선거다. 누구를 리더로 지목할지는 시민의 선택이겠지만, 누가 진정 대구를 걱정하고 진심이었는지는 선거 이후 드러나게 된다. 선거가 치열하면 선거 뒤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다. "대구를 위해" 구호가 승자만의 몫이 되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돼 버릴 수 있다. 뻘에 발이 깊이 박혀 옴짝달싹할 수 없을 때는 발만 움직인다고, 팔에만 힘을 준다고 빠져나올 수 없다. 뻘에서 헤어 나오는 방법은 팔을 지탱하고 이를 지지대 삼아 발을 놀려야 한다.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추 후보는 "평생 경제 문제를 다뤄온 경제통으로서, 프로 경제 전문가로서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선거 내내 외쳤던 능력을 대구시정에 보태야 한다. 추 후보가 승리하면, 김 후보는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정부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당 후보'"의 책임감으로 실행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영예보다는 소명(召命)으로 대구를 부활시키고자 했던 두 후보의 진정성이 입증받을 수 있다.

지방선거를 하는 이유이며 대구선거의 '진짜' 의미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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