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워낙 줄다 보니 태극기를 만들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79번째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대구에서 44년간 자수용 태극기를 제작 중인 영광엔터테인먼트 공장에 들어서자, 김영길 대표가 태극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15일 광복절을 맞아 공장 내 전시해 둔 태극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태극기는 우리 국가를 상징하는 첫번째 상징물이다. 언제나 경건한 마음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 처음으로 태극기 등 깃발 제작 사업에 뛰어든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신념을 갖고 공장을 운영해 왔다. 그는 "과거 미싱기로 한땀 한땀 태극기에 자수를 넣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때 당시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방부와 기업 등에 태극기와 깃발, 부자재 등을 납품해 왔다. 그는 "정성스럽게 만든 태극기를 납품해 각종 행사에 게양된 모습을 보면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태극기를 제작해 오며 느낀 시대적 변화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태극기를 무엇보다 귀중한 가보처럼 간직하고 게양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기를 게양하는 사람도 많이 줄어들고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 안타깝다"며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태극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태극기 산업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대표는 "대구에는 현재 손으로 흔드는 태극기인 수기를 직접 제작하는 공장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며 "구매자가 그만큼 줄어들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보니 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그만한 수기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원가가 800원인데, 중국산은 300원에 불과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협업을 하고 싶어도 업체가 전무하다 보니 수기는 타지역이나 해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태극기를 바로 알 수 있는 국가적 교육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에 앞뒷면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정도"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학생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태극기의 의미와 그리는 방법 등을 교육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 태극기 생산 공장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2세 경영을 통한 포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50년을 넘어 100년 가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현재 태극기뿐만 아니라 깃대를 고품질로 생산해 전국 최고 수준의 제품을 국방부 등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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