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에 있는 삼층석탑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감은사터의 두 탑이 보존 처리에 들어간다.
15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국보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보존 처리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감은사지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탑은 한국 석탑을 대표하는 유물이다.
석탑은 2단으로 된 기단 위에 3층의 탑신(塔身·탑의 몸)을 올린 형태로, 높이가 약 13.4m에 달한다. 같은 크기와 양식을 한 탑이 하늘을 향해 높이 서 있는 모습이다.
두 탑은 과거 부재를 해체해 보수하기도 했으나 최근 조사에서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거나 보존 처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에 따르면 석탑 상태를 분석한 한 전문가는 "석탑 표면에 다양한 종류의 생물체가 서식하고 있으며, 새롭게 발생한 물리적·화학적 손상도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탑 부재에서는 기존에 보수한 부위 일부가 변질해 떨어지거나 손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탑을 우선해 보존 처리하도록 권한다"는 의견을 냈다.
위원회는 국가유산청의 검토 의견 등을 고려해 "기술지도단을 구성해 세부적인 보존 처리 방안을 결정하도록 하라"는 조건을 걸어 보존 처리 안건을 가결했다.
구체적인 절차 등은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할 것으로 보인다.
감은사는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이 삼국을 통일한 뒤 나라의 위엄을 세우고, 부처의 힘을 빌려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세운 절로 682년에 완성됐다.
이러한 호국 사상이 탑을 조성하는 데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많다.
두 탑에서는 당대 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나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59년 서쪽 탑을 해체·수리하는 과정에서 사리를 봉안하기 위한 청동제사각함 등이 발견됐으며, 1996년 동탑에서도 사리를 모셔 둔 내함과 외함, 사리병 등이 나왔다.
사리는 불교에서 참된 수행의 결과로 생겨난다고 여기는 구슬 모양의 유골로, 사리를 봉안하는 함 등은 당대 불교 조각사와 공예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두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사리갖춤)는 각각 보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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