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산물로 확산하는 기후인플레이션에 '가을 밥상 비상'

광양시 망덕포구의 선원들이 전어를 잡으러 가는 모습.
광양시 망덕포구의 선원들이 전어를 잡으러 가는 모습.

올해 기록적 폭염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수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기후 인플레이션'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가을 제철 대표 수산물 전어가 고수온 영향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가격이 치솟는 등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에 가을 밥상마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을 롯데마트에서는 전어회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전어회 판매를 포기한 것은 전산상 판매 여부가 확인되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전어값 폭등에 따른 조치다. 다만, 일부 점포에서 구이용 전어(선어)는 판매한다. 올해 구이용 선어는 1마리(100~120g)당 1천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구이용 선어는 1마리(100g 내외)당 1천200원 수준이었다.

이마트는 물량이 절반 정도 감소했지만, 고객 수요에 맞춰 전어회(180g), 전어 세꼬시(180g) 제품을 인상하지 않고 판매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어는 가을철 구색 상품인데 어획량 감소로 올해 판매량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했다.

홈플러스 수산코너에서는 구이용 전어를 판매하고 있다. 마리당 1천290원으로 지난해(1천200원) 대비 7.5% 비싸다. 홈플러스 수산코너는 올해 판매하는 구이용 전어 물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본래 홈플러스 수산코너는 전어회의 경우 판매하지 않고 있다.

전어가 이처럼 귀해진 것은 올해 가을까지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폐사량이 크게 늘어났고, 지난해 대비 어획량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전어는 낮은 온도에 잘 자라는데, 올해 9∼10월 해수 온도가 27℃에 육박했다.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어업의 피해는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13년간(2011~2023년) 피해 규모는 1천947억원으로, 이는 양식어업 피해 전체 3천260억원 중 60%에 이른다.

높아진 기온만큼 치솟는 물가도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고등어(1손) 가격도 5천30원으로 전년(4천681원) 대비 7.46%, 평년(3천731원) 대비 34.8% 올랐다. 냉동 명태(1마리)도 4천226원에 거래돼 지난해(3천643원) 대비 16.0% 상승했다. 이는 평년(3천691원)보다도 14.4% 오른 가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펴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상기후가 산업생산 성장 저해와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도 유의하다"며 "이상기후는 농림어업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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