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동료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차량에 쪽지를 남겨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민지현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41)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공소사실 중 스토킹 범행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7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한 체육관 주차장에서 전 직장동료인 B씨 소유 차량 운전석 문에 두 사람 사이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할 것 같은 내용을 적은 메모지를 부착해 B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메모지에 '살이 찐건가? 점점 일자 몸매가 돼가네' '들었지? 동영상 있다는 거, 혼자 보긴 참 아까워' '그거 알아? 우린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고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는 B씨의 차량을 찾아 그 주변을 맴돌다가 차량에 협박성 메모를 붙인 뒤 약 8분간 그 주변에서 B씨를 기다렸다. 이후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B씨가 체육센터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약 2분 동안 지켜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피해자를 상대로 특수재물손괴죄를 범해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우연히 피해자를 발견하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할 것 같은 메모지를 남기는 등 피해자를 협박해 그 죄책이 무겁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A씨의 스토킹 범행에 대해서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검사는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인 행위라거나 별개의 '반복적'인 행위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법원의 심리 과정에서 판단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도 없다"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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