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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그들만의 '국민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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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자,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통령 인준(認准)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했다. 사망자도 발생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폭동 가담자 1천500여 명을 사면·감형했다. 징역 22년형을 받은 주동자도 석방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동을 사주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법무부가 기소를 취소했다.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의 민낯이다.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소화기 등으로 법원 유리창과 외벽을 부쉈다. 일부는 판사실이 있는 7층까지 올라가 '영장 판사'를 찾기도 했다. 서부지법은 3시간 동안 무법천지(無法天地)였다. 외신은 이 사태를 긴급 뉴스로 전했다.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는 한국의 수치다.

법원 집단 난동은 몇 차례 있었다. 1988년 12월 전남대·조선대 학생 300여 명이 '전두환·이순자 부부 구속'을 외치며, 광주지법을 습격했다. 이듬해 6월엔 조선대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던 조선대 학생이 변사체(變死體)로 발견되자, 광주지법을 점거했다. 1958년 7월 '진보당 사건'으로 기소된 조봉암에게 재판부가 징역 5년과 일부 무죄를 선고하자, 조봉암의 반대 세력이 대법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서부지법 난동과 미 의사당 폭동이 오버랩된다. 특정 세력이 국가기관에서 소요(騷擾)를 일으켰다는 점이 비슷하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전부터 극우 유튜브에서는 '국민 저항권'이란 말이 나돌았다. 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난입한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들을 사례로 들면서 저항권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황당한 망상(妄想)이다.

반공청년단(백골단)은 20일 서부지법 난동을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빗대고 있다. 이 단체는 '서부지법 1·19 민주화운동 대한 입장문'에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고 국정이 마비된 국가비상사태에서 청년들이 국민께 경종을 울리기 위해 선택한 처절한 몸부림을 단순 폭동으로 규정짓지 말아 달라"고 했다. 위험한 궤변(詭辯)이다. 그들의 '국민 저항'과 '민주화'가 섬뜩하다. 난세(亂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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