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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해는 마음 놓을 날 없어" 팔공산 지켜보는 산불감시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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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탑·초소서 하루 8시간 팔공산 산불 감시
전국적인 산불 피해에 덩달아 마음 못 놔
"시민 경각심 최고조…불피우기 줄고 산불 신고 늘어"

윤두영 산불감시원이 대왕재 감시탑 위에서 망원경으로 팔공산을 살피고 있다. 남정운 기자
윤두영 산불감시원이 대왕재 감시탑 위에서 망원경으로 팔공산을 살피고 있다. 남정운 기자

올해 전국 곳곳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데다 대구에서 헬기 추락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산불감시 현장에서도 긴장이 감지되고 있다.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산불감시원들은 산불조심기간 종료를 한 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도 감시 뿐 아니라 초기 진화와 시민 홍보까지 도맡으며 활동하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20년 넘게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구청 공산동행정복지센터 소속 김상구 산불감시반장이 하얀 1t(톤) 트럭을 끌고 대구 동구 팔공산 기슭을 달렸다. 트럭에 달린 커다란 확성기에서는 "시민 여러분, 모두 산불을 조심합시다"라는 소리가 반복해서 흘러 나왔다.

산불감시원은 산불조심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팔공산 곳곳에 배치돼 활동한다. 20여개에 달하는 초소와 감시탑을 돌면서 연기 등 산불 징후를 살피고, 순찰이나 등산객을 대상으로 산불 조심 캠페인 등 예방활동도 하고 있다. 산불 초기 진화 작업이나 잔불 확인도 이들 몫이다.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지만 이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경우도 적잖다.

김 반장과 함께 팔공산 대왕재 감시탑에 올라가 봤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자, 한 평 남짓한 공간에는 이미 윤두영(68) 산불감시원이 쌍안경을 든 채 감시탑 곳곳을 살피고 있었다.

윤 대원으로부터 쌍안경을 넘겨받아 팔공산 곳곳을 둘러봤다. 숲과 벚꽃으로 초록색과 분홍색으로 뒤덮힌 봄철 팔공산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쌍안경 배율을 최대한 높이니 산불 징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곳곳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특히 수분을 머금은 풀이 자라나기 직전인 요즘은 산불조심기간에만 활동하는 감시원들에게도 유독 긴장되는 시기다. 늦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 건조한 날씨와 누렇게 마른 식물이 산불 확산을 부추겨서다.

김 반장은 올해 유독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긴장을 풀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 지난 6일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과정에서 순직한 고 정궁호 기장과 가까운 관계였던 이들 입장에서는 산불이 유독 미울 수밖에 없다.

김 반장은 "원래는 이 시간쯤 정 기장이 헬기를 몰고 공중 정찰을 돈다. 산불 발생 위험이 있는 지역 위에서 순회비행을 하는 등 우리를 잘 도와주던 분"이라며 "계속되는 산불로 사람까지 잃으니 허망하다"고 털어놨다.

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일선에서 체감하는 것도 산불감시원이다. 이들은 최근 잇따른 산불로 시민들의 경각심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한 산불감시원은 "논밭에서 생활폐기물을 태우는 일이 많이 줄었다. 이전에는 불을 끄게 하면 반발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곧바로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산 근처에서 연기만 보이면 산불 신고가 수십 건씩 들어온다. 오인신고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상구 산불감시반장이 논밭과 인접한 산기슭을 순찰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김상구 산불감시반장이 논밭과 인접한 산기슭을 순찰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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