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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앞두고 의료 정책 좌우하려는 의협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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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6·3 대선(大選)을 앞두고 대선기획본부 출범·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에 이어 전국의사총궐기대회(20일 예정)를 통해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에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촉구하지만, 사실상 의료 개혁 정책의 철회(撤回)를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권력 공백기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의협은 13일 대선기획본부 출범과 동시에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탄핵 선고로 잘못된 의료 정책 추진의 정당성이 소멸됐다"며 "정부는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의료 개악을 즉각 중단, 의료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의료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해체와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 내년도 의대 정원을 정부가 약속한 의정(醫政) 갈등 전인 3천58명으로 확정하고, 2026년 의대 정원에 대해서도 "우리가 교육 가능한 숫자의 범위를 정해 놓고 국회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정부는 이미 공식 사과를 했다. 또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내년 의대 정원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등 여러 유화책(宥和策)을 제시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대화와 협상이 원만하려면 서로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 의협의 요구는 정부의 정책과 국민의 기대와 동떨어져 있다. 정부는 의대 수업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년 의대 정원을 동결하겠다고 했는데, 의협은 무조건 이를 확정하라고 주장한다. 이런 억지가 어디 있나.

의협은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내거나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정책 방향, 국민 상식 수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의료 정책의 이해관계자(利害關係者)는 국민, 정부, 의료계다. 의협은 이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의협이 전문가 집단이란 이유로 국민과 정부를 무시하고 정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생각은 오만(傲慢)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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