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공의 모집 마감 코앞인데도 모집 창구는 '조용'

대부분 일반의 취업·병역 문제 발목 잡아

대구 한 대학병원에 붙은 글귀 옆으로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한 대학병원에 붙은 글귀 옆으로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의료계의 건의를 수용해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준 이번 5월 추가모집에 지원자가 생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라 전공의 복귀의 이점이 크지 않아진 부분과 함께 병역 문제까지 겹치면서 복귀를 망설이는 전공의들이 많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진행 중인 전국 수련병원들은 오는 27일 전후로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이달 말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대구 시내 주요 수련병원의 경우 영남대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은 26일,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27일, 계명대동산병원은 28일 모집을 마감한다.

주요 수련병원들은 현재 지원이나 이에 관한 문의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부 병원은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 20일부터 모집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지난 3월 모집 때보다 더 사람들이 안 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수련 특례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저조한 이유는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있지만 대부분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라 전공의 복귀에 대한 매력이나 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2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천791명 중 5천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였다.

일반의로 취업한 사직전공의 중 의원급 의료기관 재취업자가 3천258명으로 60.3%를 차지했고,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레지던트는 117명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한 3천258명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취업한 인원은 2천221명으로 68%를 차지했다.

김선민 의원은 "사직한 전공의의 61%가 이미 병의원에 취업해있고 심지어 상당수가 위급한 중증 환자가 주로 오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도 아닌 의원급에 취업해있는 상황인데, 왜 정부는 전공의를 추가 모집하며 이들을 위한 특혜를 베풀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병역 문제도 걸림돌이다. 군 미필 전공의들은 지난해 사직과 함께 입영 대기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이번에 복귀하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 영장이 나오면 입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수련 기간 도중 군대에 가지 않도록 입영 특례를 요구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향후 의무장교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전공의들이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으로 최대한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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