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움에는 끝이 없다] <3> 팔순 졸업생, 시니어 바리스타, 웹툰 신입생…대구의 '배움 도시' 실험

영남이공대·계명문화대·수성대, 성인 맞춤형 학과 개설과 전방위 지원
취업·자격증·복지·공동체까지…'평생직업교육'이 만드는 지역사회 변화

영남이공대 성인학습자 졸업생들이 졸업을 축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영남이공대 성인학습자 졸업생들이 졸업을 축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계명문화대 성인학습자 대학생활 지원을 위한 교외캠프 모습. 계명문화대 제공
계명문화대 성인학습자 대학생활 지원을 위한 교외캠프 모습. 계명문화대 제공
어르신과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세대 통합형 카페인 수성대
어르신과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세대 통합형 카페인 수성대 '할로마켓'의 모습. 수성대 제공

고령사회 진입과 직업 생애의 다변화로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가능한 교육'이 지역사회에 절실해졌다. 이에 대구 지역 전문대학들이 평생학습 중심 대학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전담 학과 개설과 유연한 학사제도, 맞춤형 복지와 학습 인프라를 통해 성인학습자 맞춤형 고등직업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연계된 직업교육, 체계화된 제도 중심의 교육 혁신 그리고 실천적 공동체 기반 교육을 통해 평생학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 성인학습자들이 대구 근대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 성인학습자들이 대구 근대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영남이공대 성인·재직자 과정 재학생들이 레벨업 위크 프로그램에서 라인댄스를 배우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영남이공대 성인·재직자 과정 재학생들이 레벨업 위크 프로그램에서 라인댄스를 배우고 있다. 영남이공대 제공

◆영남이공대: 지역 밀착형 특화, 실전형 캠퍼스

영남이공대는 사회복지서비스과를 비롯해 K-뷰티, 레저서비스, 외식조리, 건설시스템, 인테리어디자인 등 다양한 전공을 성인학습자 전담 학과로 운영하며, 맞춤형 교육과 실습 중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서비스과는 대구 남구청과의 협업을 통해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의 지역특화 분야로 선정된 바 있다.

성인학습자들은 최신 강의실에서 전용 커리큘럼을 이수하고, 청도 체험 캠프, 일본 사회복지기관 글로벌 연수 등 체험형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복지서비스과 학사학위 과정에는 지난해 60명에서 올해 111명으로 증가했고, 전문학사학위 과정에도 589명이 등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은 졸업 이후 진로 연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시와 남구청, 시니어클럽협회, 사회복지관협회 등과 협력해 졸업생들이 '스마트 경로당'이나 지역 사회복지기관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은 "단순한 학습 공간이 아닌 지역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평생교육 거점 대학이 되겠다"고 밝혔다. 영남이공대의 특징은 성인학습자 교육이 지역과의 협력, 실전형 직무 교육, 일자리 연계로 이어지는 정주형 교육모델에 있다는 점이다.

계명문화대의 성인학습자들이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들. 계명문화대 제공
계명문화대의 성인학습자들이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들. 계명문화대 제공
계명문화대의 성인학습자들이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들. 계명문화대 제공
계명문화대의 성인학습자들이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들. 계명문화대 제공

◆계명문화대: 평생교육 시스템화의 모범

계명문화대는 LiFE 2.0사업을 기반으로 대학 전반의 체계를 성인학습자 중심으로 전환한 대표 사례다. 성인학습자 전담학과를 포함해 2025학년도 성인학습자 입학생 수는 875명에 달하며, 이는 2022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성인 전용 라운지, 스터디카페, 온라인 콘텐츠 등 물리적 학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주간·야간·주말·온라인 등 유연한 수업 운영은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성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장학금과 복지 제도는 입학 유인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학년도 신입생 설문에서 성인학습자의 28.1%가 '장학 및 복지'를 대학 선택의 이유로 꼽았고, 입학생의 74.5%가 여성, 69.1%가 40세 이상이었다.

계명문화대는 대학 핵심역량진단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2024년 1학기 대비 2학기 핵심역량 점수는 3.75에서 3.84로 상승했고, 중도탈락자는 지난해 2학기 2명에 불과해 높은 만족도와 학업 지속률을 보여주고 있다.

박승호 총장은 "평생직업교육은 단지 재교육이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반"이라며, RISE 체계를 통한 지자체 연계, 디지털 인프라 구축, 데이터 기반 운영을 강조했다. 계명문화대의 차별점은 교육 체계를 대학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전환해낸 제도화된 평생교육 시스템에 있다.

수성대 치기공과 학생들의 필리핀 의료봉사 모습. 수성대 제공
수성대 치기공과 학생들의 필리핀 의료봉사 모습. 수성대 제공
수성대 개인맞춤형 아로마 향수를 개발하는 예비성인학습자의 모습. 수성대 제공
수성대 개인맞춤형 아로마 향수를 개발하는 예비성인학습자의 모습. 수성대 제공

◆수성대: 삶 속 실천, 만학도와 지역 공동체 연결

수성대는 성인학습자 증가에 따라 성인 맞춤 장학금, 특별반, 전용 휴게공간, 야간 도서관 운영 등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 왔다. 라이프융합학부는 사회복지상담, 시니어골프, 웰스킨케어 등 특화 전공을 운영하고 있으며, 야간·주말 수업 병행과 자격증·진학·취업 지원도 병행 중이다.

수성대의 특징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삶 전체와 연결된 실천적 평생학습에 있다. 김장 봉사, 필리핀 의료봉사, 다문화가정 틀니제작, 세대통합형 '할로마켓' 운영 등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이 두드러진다.

특히 지난해 '팔순 웹툰 졸업생' 최언돈 씨 사례는 수성대 평생학습의 상징이다. 문학 박사학위를 지닌 그는 새로운 배움을 위해 지난 2021년 입학했고, 후배들과 함께 VR 웹툰 콘텐츠로 전국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죽기 전까지 조금씩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그의 말은 수성대가 지향하는 평생교육의 철학을 대변한다.

또한, '할로마켓'은 어르신과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세대 통합형 카페로, 수성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 경제와 복지를 잇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성대는 교육을 넘어 삶의 활력, 사회참여, 세대협력을 아우르는 평생학습 공동체를 지향하며, 지역 기반 실천형 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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