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보 '디지털 혁신' 잰걸음… 맞춤형 '생성형 AI 모델' 적용도 준비

올해 창립 49년 신용보증기금 '디지털 전환' 추진
'DDP 혁신' 등 경영방침 수립하고 AI 활용 확대

신용보증기금 채병호 이사.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용보증기금 채병호 이사.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올해 창립 49년을 맞은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디지털 전환'을 발판 삼아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만큼 보증기관 이상의 '기업지원 종합설루션 제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신보는 4대 경영방침의 하나를 'DDP(Digital, Data, Platform) 혁신'으로 정했다. 디지털과 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방식을 혁신해 정책금융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보는 지난해 KT의 인공지능(AI) 전문가 그룹과 협업해 AI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는 그 첫 단계로 생성형 AI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신보 창립기념일(6월 1일)을 앞두고 만난 채병호(57) 신보 신용사업부문 이사는 "옛날엔 '돈이 돈을 번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내부적인 문제점을 빨리 간파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신보도 단순한 보증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신보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부터 업무에 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보증기관 역할이 더 중요하다. 최근 경기가 많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는지?
▶신보는 모든 은행과 같이 움직인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으면 은행들은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니 여신을 잘 안 풀게 되고, 여신을 풀더라도 좋은 기업에만 푸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신보 영업점 현장에서 반응이 바로 온다.

지금은 특히 관세 문제가 크다.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하반기에는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곧바로 매출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보호무역주의로 바뀌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수출까지 힘들어지고, 수출이 막히는 구조가 되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도 있다.

신보도 추가로 내년까지 관세 문제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보증으로 3조원 정도를 더 풀려고 한다. 기업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을 견인해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보증과 함께 요즘 신보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DDP 전환으로 보인다.
▶신보라는 조직은 물론 국가적 경제 측면에서도 디지털 분야에서 기본을 갖춰야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이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 왔다. 신보의 경우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상대하는 만큼 사람 역할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DDP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DDP 사업에 관해서는 기본적인 틀을 잡는 '플랫폼금융부'와 데이터를 구축하는 '빅데이터부',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ICT전략부'가 연결돼 움직인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BASA(Business Analytics System on AI)가 있다. 사업자번호만 있으면 10초 안에 기업 데이터가 나오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내부적으로도 쓰지만 외부 기업, 공공기관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해 놨다. 신보는 최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필요한 부분에 제공한다. 대구시도 협력을 맺어 BASA 시스템을 활용 중이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협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AI 활용 범위가 급격히 확산하는 추세다.
▶신보도 '생성형 AI'를 탑재하려고 외부 용역을 통해 활용 가능한 범위 등을 검토 중이다. 우리가 뒤처지지 않아야 기업도 빠르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보가 보증도 하지만 컨설팅도 하는데, 사실 기업에 진짜 필요한 부분이 뭔지 파악하고 핵심 포인트를 잡아내는 속도는 기계가 훨씬 빠르다. 일반보증을 할 때도 보증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대상 기업의 문제 요인과 개선 방안 등을 함께 고민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

신보의 생성형 AI는 기초적으로 기업 데이터를 갖출 것이고, 이에 더해 전력 사용이나 상수도 사용과 같은 기업 경영에 관련된 데이터 중 신보가 보유하지 않은 것을 최대한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 평가하고 기업들에 제공할 방법 등을 고민 중이다.

-올해로 신보를 설립한 지 49년, 대구로 이전한 지는 11년이 된다. 지역과 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
▶대구시와는 지난해 10월 '미래 혁신기술 박람회(FIX)' 행사를 진행하면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을 지원했고, 올해도 행사가 예정돼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과는 상품 분석을 같이한다. 지역 내 생산과 유통, 수출·내수 등 전체적인 판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데이터를 지도에 표시하는 매핑(mapping) 작업도 하고 있다. 기업 육성은 독자적으로 하는 것보다 융합적으로 해주는 게 훨씬 더 시너지가 있다.

영남대에서 처음 시작한 강의도 있다. 신보 직원이 직접 교수로 가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경제·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신보 업무와 기업 금융에 대해서도 알리고 있다. 일시적으로 힘들 때 기업이 생존하도록 '혈액'을 공급해 줘야 하지만 그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기업을 살리면서 성장을 주도하는, 두 가지 구조를 만들어가는 게 신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신용보증기금 채병호 이사.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용보증기금 채병호 이사.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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