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투표라 투표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내일 시험 준비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 투표하러 가지 못했어요."
3일 대구 수성구 한 스터디 카페 앞에서 만난 고3 학생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전날 잡힌 대선 일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2019년 선거법이 개정돼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되면서 선거일 기준 2007년 6월 4일 생까지 투표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번 대선에서 첫 선거권을 갖게 된 만 18세 유권자는 전국 고3 학생 45만3812명 중 19만2439명이다.
대구 지역 곳곳에서도 학생 유권자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학업 일정으로 인해 투표권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투표 일정이 금, 토요일인 정기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이틀 모두 평일(목, 금요일)인 데다 본투표 다음날이 6월 모평 날이기 때문이다.
6월 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올해 첫 모의고사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응시하는 공식 시험으로, 수능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가늠하고 전국 단위에서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으로 여겨진다. 당초 6월 3일로 예정됐던 시험일은 조기 대선 일정과 겹치면서 하루 미뤄졌다.
지역의 한 고3 학생은 "사전투표 날은 아침 일찍 등교해 하교 후 곧장 학원에 가느라 참여하지 못했고 본투표일은 모의고사 전날이라 부담이 된다"며 "조기 대선 상황이긴 하지만 수험생들을 배려해 일정을 잡아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3 학생도 "기숙사형 학교에 있어서 외출증을 끊고 투표소에 다녀오면 1시간 정도 걸린다"며 "코 앞에 닥친 시험 부담으로 주변에 투표를 포기한 친구들도 있다"고 했다.
재수생 등 N수생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재수생인데 사정상 사전투표 못했어요. 시험 앞두고 지방 본가에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6월 모평 대비 모의 시험 보느라 아침 일찍 학원에 가야하는데 투표할지 말지 고민이네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6월 모의평가가 중요한 시험이다 보니 수험생들이 하루 앞두고 투표하기에 심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투표 결과가 궁금해 저녁 내내 개표 방송을 보게 되면 본 시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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