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강남초 학생들, 법원·도의회서 특별한 하루 체험

꼬마 판사들의 재판 참관… "착한 사람이 될래요"
초등 고학년은 도의원 변신… "조례 만드는 거 신나요"

안동강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이 지난4 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을 방문해 법관 복을 입고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안동강남초 제공
안동강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이 지난4 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을 방문해 법관 복을 입고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안동강남초 제공

"판사 옷을 입고 재판도 봤어요.", "저는 등교 시간을 9시로 바꾸는 법을 만들었어요!"

지난 4일 경북 안동강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교과서를 벗어나 직접 발로 뛰는 '민주주의 현장 학습'에 나섰다. 같은 날 유치원생들은 법원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은 도의회로 향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안동강남초 병설유치원 7세반(만 5세) 원생들은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을 찾아 판사 복장을 입고 재판정에 앉아보며 '꼬마 판사'로 변신했다. 긴 법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낯선 법정 의자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재판을 지켜보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도 미소를 자아냈다.

"처음엔 조금 떨렸지만, 재판이 어떻게 열리는지 알게 돼서 좋았어요. 저도 법을 잘 지키는 착한 어른이 될래요!" 한 원생의 소감처럼 이날 체험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어린이들에게 '규칙'의 가치를 심어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지난 4일 안동강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경북도의회를 방문해 청소년의회교실을 체험했다. 경북도의회 제공
지난 4일 안동강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경북도의회를 방문해 청소년의회교실을 체험했다. 경북도의회 제공

같은 날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안동강남초 5~6학년 학생 22명이 '제109회 청소년의회교실'에 참가해 진지한 모습으로 조례안을 다뤘다. 자유발언 시간에는 ▷노키즈존 폐지 ▷동물실험 반대 ▷등교시간 9시로 연장 등 현실감 넘치는 주제를 들고 나온 학생들이 조목조목 의견을 펼쳤다.

이날 현장에서 안동강남초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화장하면 피부가 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은 줄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또 상호 간의 의견을 바탕으로 ▷초등학생 화장품 사용 금지 조례안 ▷학교 내 CCTV 설치 조례안 등을 놓고 실제 도의원처럼 찬반토론을 벌였고, 전자표결까지 마치며 총 5건의 안건을 스스로 처리해냈다.

처음엔 낯설고 긴장했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진지해졌다.

한 참가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고 조례안을 만들어보니 정말 뜻깊었어요. 나중에 정치나 행정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라며 뿌듯해했다.

이날 현장을 함께한 권광택 경북도의원은 "여러분의 오늘 경험이 분명히 미래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 오늘 여기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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