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좌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72) 전 대통령이 과거 재임 시절 특정 사업자와 뒷돈 거래를 한 죄로 실형을 확정받았다.
아르헨티나 대법원은 10일(현지시간)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사기 등 혐의 사건에서 검찰과 피고인 상고를 각각 기각하고 징역 6년형과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고 현지 TV방송 토도노티시아스와 일간 라나시온·클라린이 보도했다.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1950∼2010) 전 대통령(2003∼2007년 재임)을 이어 2007∼2015년에 연임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국가 공공사업을 사업가 라사로 바에스(68·가택연금 상태)에게 몰아준 뒤 도로 건설 자금 등 일부를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기소 당시 아르헨티나 검찰은 바에스가 운영하던 아우스트랄 그룹의 수익이 페르난데스 전 정부 시기를 거치며 460배 폭증했고, 바에스 개인 자산 역시 120배 늘어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좌파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 정당인 정의당(PJ)의 대표이기도 한 페르난데스는 대통령, 부통령(2019∼2023년), 영부인 등을 지낸 인물이다.
아르헨티나 좌파 페론주의 '적통'으로 인식되며 최대 노동자조합을 비롯해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그는 2022년 9월 부통령 시절 부에노스아이레스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던 중 총격을 받을 뻔하기도 했다.
당시 암살미수범은 페르난데스 면전에서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 안에 들었던 총알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현지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정의당 당사와 대법원 청사 앞에 페르난데스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판결 결과를 기다렸다.
토도노티시아스 생중계 화면에 잡힌 일부 지지자는 대법원 결정에 항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도로를 점거한 채 "법원은 부패했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선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강력한 예산 절감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대와 함께 조직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양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은 야권 세력을 규합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일간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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