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K배터리, '넥스트 반도체' 캐즘·관세 파고 넘는다

고부가가치·ESS 차세대 주력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 한국배터리산업협회제공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 한국배터리산업협회제공

반도체를 잇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배터리 산업이 흥망의 기로에 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발 과잉공급,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1%포인트(p) 하락한 39.0%에 그쳤다. 중국의 CATL은 36.0% 성장한 39.3GWh를 기록, 점유율 1위(29.6%)를 차지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1분기 CATL에 처음으로 선두를 내줬다.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한국 업계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실적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완성품인 셀 제조업체는 물론 양·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소재 기업 대다수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적자다.

침체기가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잡음에 시달라고 있다. 또 2차전지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 업계가 장악한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전고체, 원통형 등 부가 가치가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한 발 앞서 있기 때문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도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는 "배터리 산업은 세상을 바꾸고 있다.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 놓쳤던 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며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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