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A는 통금령 후 진정세…시위는 전국 24개 도시 확대

LA시장 "약탈·기물파손 없었다"…경찰, 해산불응·통금위반 220여명 체포
주방위군, 시위 진압 조력…뉴욕·시카고 등에서 시위·충돌 잇달아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한 시위 참가자가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한 시위 참가자가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1일(현지시간)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LA 도심에서의 소요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야간에 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통행금지령을 위반한 시위자 220여명을 체포했다.

◆ LA 통금령 후 시위대 진압 본격화

LA 도심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후 시위자 체포가 본격화되고 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전날 시위가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다운타운 내 1제곱마일(약 2.6㎢) 지역을 대상으로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발령한 바 있다.

배스 시장은 이날 오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통행금지령이 효과적이었다"며 "어젯밤에는 약탈이나 반달리즘(공공시설·기물 등의 파괴·훼손) 행위가 없었다. 통금령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간밤에 시위 현장 일대에서 총 2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3명은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17명은 통금령을 위반한 혐의로 붙잡혔다. 또 3명은 화기를 소지한 혐의를, 1명은 치명적인 무기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다른 1명은 경찰의 비행기기에 레이저를 발사한 혐의를 받았다.

도심의 상점 주인들은 유리창 파손이나 약탈 행위를 막기 위해 나무 판자로 출입구와 창문 등을 막았다. 한밤중에는 도심 전체적으로 조용한 상태가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일부터 동원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은 그동안 시위 현장 일대의 연방 청사 주변에 배치돼 경계 활동을 펴다가 전날에는 일부 병력이 ICE의 불법이민자 단속 작전을 돕는 데 투입됐다. 미 국방부가 LA에 파견한 해병대 700명은 아직 시위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경찰이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경찰이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시위 확산…전국 24개 도시로

국토안보부는 ICE를 통한 불법이민자 단속 작전을 미국 곳곳에서 공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날에는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에 있는 농장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육류 가공 공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다. 노동자 수십명이 ICE에 잡혀간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라 카운티를 대표하는 주 하원의원들은 성명에서 "이 단속은 공공 안전과 무관하고, 표적이 된 이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와 가족들"이라며 "이들은 우리 농장과 산업, 지역사회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시위도 LA뿐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날에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덴버, 오스틴,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총 수백명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P 등 언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서는 전날 약 2천5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은 86명을 체포한 뒤 이 가운데 34명을 폭행과 체포 저항 등 혐의로 기소했다.

필라델피아에서도 연방 구금센터와 ICE 청사 일대에서 약 150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은 15명이 체포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약 200명이 이민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덴버에서도 수백명이 도로를 점거해 행진하며 교통을 방해했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한 17명이 체포됐다. 미 언론은 이날 최소 24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이후 최소 7개 도시에서 벌어진 불법이민단속 반대 시위로 총 700여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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