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I發 구조조정…"향후 5년내 신입 일자리 절반 사라질 수도"

MS·아마존 등 테크기업 '사무직 구조조정' 본격화
재고 관리 분야 등 AI 확대…실업률 최대 20% 확대 경고
고용 지형 변화 본격화 관측 "새 형태 직업 창출" 반론도

인공지능(AI)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맞물려 대규모 사무직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주요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AI의 범용화에 따른 업무 효율성 향상을 강조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실제로 조직 재편을 단행하고 있고, 인사 전략의 전환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다.

◆대규모 사무직 인력 감축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MS가 수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감원 대상은 주로 영업 부문이며, 이르면 내달 초 구조조정 계획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영업팀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진행된 6천~7천명 규모 감원에 이은 두 번째 구조조정이다. 당시 MS는 전체 인력의 약 3%를 감축하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MS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에 약 22만8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영업·마케팅 인력만 4만5천명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은 MS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AI가 향후 몇 년 안에 사무직 인력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AI 기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업무 처리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며, 일부 직무에는 적은 인력이 필요하고, 다른 유형의 업무에는 새로운 인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이 AI 도구를 직접 배우고 실험해봐야 한다"며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AI를 기반으로 한 쇼핑 비서, 알렉사+, 개발자 도구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재고 관리와 고객 응대, 상품 추천 등 다양한 부문에서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민간 고용 기업으로, 3월 말 기준 156만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이 가운데 약 35만 명이 관리직이다. 사무직 감축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AI에 따른 고용 지형 변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AI에 따른 고용 지형 변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AI가 향후 5년 이내에 신입 사무직의 절반을 대체하고, 실업률을 최대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는 AI가 수행 가능한 업무에 대해 더 이상 계약직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캐나다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는 신규 인력 채용 요청 시 '왜 AI가 이를 대체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했다.

물론 이 같은 비관적 전망에 반대되는 입장도 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AI가 모든 일자리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I 기술이 업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 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기존에는 기술 혁신이 '기계가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의 AI 도입은 의사결정, 정보 요약, 고객 응대 등 이른바 '사무직의 핵심 기능'까지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가 문서 작성, 보고서 편집, 고객 응대 등의 실무를 직접 처리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조직 구조 재편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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