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의 이란 공습에 산업계 촉각…확전 우려에 유가 고공행진

이달 셋째 주 두바이유 6.6달러 오른 배럴당 74.7달러
국내 유가도 상승세… 대구 휘발유 가격 1,600원 돌파
미국의 중동 분쟁 개입에 석유 공급 차질 등 우려 증폭
"원유 상당분 호르무즈 해협 통과… 수급 불안 가능성"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앞 유가정보판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6주 만에 상승 전환됐으며, 국제 유가 또한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지정학 리스크 상승 등이 반영돼 올랐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앞 유가정보판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6주 만에 상승 전환됐으며, 국제 유가 또한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지정학 리스크 상승 등이 반영돼 올랐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확전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 운임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유가 상승세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6.6달러 오른 배럴당 74.7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가 70달러를 넘은 건 지난 4월 첫째 주(74.4달러)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는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 영향으로 지난달 넷째 주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가도 상승세다.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L)당 1천635.5원으로 직전 주 대비 7.8원 뛰었다. 국내 휘발유 주간 가격이 상승 전환한 건 6주 만이다. 대구에서도 휘발유 가격은 지난 18일(1,601.11원) 1천600원을 돌파해 지난 21일 1,619.03원까지 올라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반영되면서 다음 주 국내 유가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미국이 중동 분쟁에 대한 직접적 개입에 나서면서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커져

중동 지역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 지역으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3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공습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통과하는 곳이다.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 99%도 이곳을 통과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2천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동 지역을 거치는 국내 운송업계도 직간접적 영향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 선사들은 이스라엘이나 이란에 직접 기착하지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에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중동 수출, 수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로 오는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데 이곳이 폐쇄되면 공급 차질과 유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란 원유를 공급받는 중국, 인도 역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유가가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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