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가 공격 선언한 美, 보복 나선 이란 '확전 분수령'

트럼프, 중동전쟁 직접 개입
핵 시설 3곳 벙커버스터 투하…이란 '美 시민·군인 표적' 경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우려…한국 경제 '하방 압력' 빨간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B-2 폭격기가 이란의 핵 시설 등을 공습했다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B-2 폭격기가 이란의 핵 시설 등을 공습했다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9일 만에 미국이 미사일을 쏟아부으며 분쟁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지하 깊은 곳에 있는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가 투하됐다. 이란은 즉각 항전 의지를 밝히며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의 향후 대응에 따라 확전이냐, 조기 종전이냐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도 이날 군사작전이 "극적인 성공"이라며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에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향후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 핵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으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에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GBU-57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미군이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했으며, 다른 핵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 발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돌입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영원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이란 국영 TV 진행자는 역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이란 원자력청(AEOI)도 자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인하면서도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야만적이며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향후 법적 대응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통과하는 곳으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과 기업 수익성, 소비심리, 금융 시장 등 거시 지표 전반에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동산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해상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전체 중동 수출과 수주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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