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시설이 미군의 대규모 폭격을 받은 사실이 23일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타격으로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쓰이던 지하 시설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오픈소스센터(Open Source Center)가 공개한 고해상도 위성 사진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을 둘러싼 산악 지대 정상 부근에서 최소 두 곳 이상의 대형 관통 흔적이 발견됐다. 이 흔적들은 미국이 투하한 '매시브 오디넌스 페네트레이터(MOP·일명 벙커버스터)' 폭탄이 산악 방벽을 뚫고 지하 시설을 타격한 지점을 가리킨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중부 쿰(Qom)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산악 지대에 위치하며, 최대 300m 깊이의 암반 아래에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설비가 은폐돼 있다. 해당 시설에서는 이전에도 최대 83.7%까지 농축된 우라늄 입자가 발견된 바 있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산 정상 부근에 뚫린 두 개의 대형 구멍 주변으로 지반 침하와 지형 변형이 관측됐다. 이는 지하에 위치한 주요 구조물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해당 지점은 2009년 촬영된 위성 사진과, 이스라엘이 2018년 입수한 '이란 핵개발 비밀 아카이브' 자료를 대조한 결과, 핵심 농축시설이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설 내부에는 약 3,000기의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우라늄-235 동위원소를 분리·농축하는 고도의 핵물질 생산이 이뤄졌다.
미국 국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7대가 투입됐다. 각 폭격기는 30,000파운드(약 13,600㎏)급 벙커버스터 폭탄 2발씩을 탑재했으며, 최대 60m 깊이의 암반을 관통할 수 있는 이 폭탄을 연속 투하해 지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격 직전 포르도 인근에서는 이란 측의 방어 조치 정황도 포착됐다. 미군 정보당국이 확보한 지난 19일 위성 사진에는 대규모 트럭과 중장비가 시설 주변에 집중 배치됐으며, 접근로와 터널 입구 일부에 모래를 채워 넣는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폭발 충격을 흡수하거나, 접근로 완전 붕괴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 당국은 공습 이전에 해당 시설에서 모든 핵물질과 주요 장비를 철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변 지역에서 방사능 누출 등 2차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포르도 시설과의 연락이 두절됐으며, 현장 모니터링도 중단된 상태다.
포르도 시설은 본래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기지로 활용되다가, 2006~2007년 '알 가디르(Al-Ghadir) 프로젝트' 일환으로 핵시설로 전환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한 '아마드(Amad) 계획'의 핵심으로, 이스라엘이 확보한 비밀 문건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2015년 체결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이란은 15년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핵 연구를 민간용으로만 제한하기로 했으나, 미국이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해왔다.
한편, 이번 공습 직후 포르도 핵시설 내부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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