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 유가 출렁·환율 급등 변수…수출 경쟁력에 직격탄"

중동전쟁 격화 산업계 영향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 되면 물류비 상승 기업 비용 부담
해상운임 상승 압박도 커져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중동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변동 폭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 압박도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달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약 13% 오른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조사 결과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은 평균 0.67%의 비용이 증가하고, 한국 수출은 평균 0.3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 업계는 국제 유가 상승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구매 비용이 치솟아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 될 경우 수요 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중국과 경쟁 심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이번 사태로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수입망 비중이 절대적인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피해가 크다. 유가 상승 폭이 예측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환율 상승도 변수로 작용한다. 안정 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수출 경쟁력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실제 최근 해상운임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발 일본 지바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지난 20일 기준 2주 전보다 85% 넘게 뛰었다. 해상 수송로가 막히면 주력 수출 품목의 해외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한 섬유기업 대표는 "중동으로 나가는 물량이 상당한데 최근 위기 고조로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고정비 지출이 높은 상황에 환율 상승은 더 이상 호재로 볼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은 물론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수를 두고 있어 중동 지정학 갈등이 단기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또는 통행 방해 등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출 통로인 만큼 유가와 JKM(일본·한국의 LNG 가격 지표) 가격의 상방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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