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른바 '12일 전쟁'이 25일 자정부터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이다. 이란 핵 시설을 완전히 분쇄한다는 명목이었다. 미국도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참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극단적 대응 카드를 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론은 휴전이었다.
◆'12일 전쟁'의 시작
미사일을 주고받는 소모전을 지양하던 양국의 입장이 '12일 만의 휴전'에는 일치했다. 설마 했던 전쟁이 시작된 건 지난 13일(현지시간)이었다. 미국과 이란이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 등을 두고 지지부진하던 핵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감행된 이스라엘의 공습이었다.
앞서 미국은 이란에 60일 내로 새로운 핵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압박했었다. 60일 기한이 만료되는 때가 12일이었고 그 기한을 넘기자마자 이란 핵 시설 등을 공습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기습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주요 핵 과학자가 다수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 궤멸의 적기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항의 축으로 불리던 하마스와 헤즈볼라, 시리아 아사드 정권마저 힘을 잃었기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으로 가는 하늘 길이 거침없던 호기였다. 이란도 반격했다. 이스라엘로 탄도미사일 200여 발을 발사했다. 모든 미사일을 막아낼 것 같던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일부 뚫렸다.

◆미국의 참전과 휴전 선포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 과감해졌다.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도 한몫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지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19일 이란 아라크 중수로와 나탄즈 핵 시설을 공격했고,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최대 2주의 시한을 주며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주의 시한을 뒤엎고 불과 이틀 뒤인 21일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 시설 세 곳을 쳤다. 특히 포르도에는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을 떨어뜨렸다. 포르도는 우라늄 농축설비 등이 있어 이란 핵 시설의 심장으로 꼽힌 곳이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해 온 이란은 체면치레에 가까운 동태복수 방식으로 미군기지를 타격했다. 23일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14발의 미사일을 쐈다. 다만 공격 계획을 사전에 카타르 정부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 인명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자정(우리 시간 오후 1시)부터 이란이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12시간 후인 24일 정오에 이스라엘도 공격을 중단한 뒤 그로부터 다시 12시간이 지나면(25일 자정)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휴전 이후 평화 보장될까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만 있기에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실제 휴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로를 향한 공격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란의 핵 개발 시도도 없어야 한다는 게 조건일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이 곧장 평화의 시작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 이후 두 나라의 미사일 공방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은 이란이 쏜 여섯 차례의 미사일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란 수도 테헤란의 북서부에 있는 길란 지역을 공격하는 등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채의 주택이 파괴됐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은 사망자 중에 핵 과학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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