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폭격 후 휴전 끌어낸 트럼프, 이란 비핵화 쐐기 박을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 "다음 주 이란과 대화"
위트코프 특사 "포괄적 평화 합의 희망"
이란 의회 "IAEA 협력 중단" 결의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B-2 폭격기가 이란의 핵 시설 등을 공습했다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군B-2 폭격기가 이란의 핵 시설 등을 공습했다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의 휴전을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풀이를 멈췄던 숙제를 펼쳐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있을 것이라 예고한 이란과 핵 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이란의 추가 핵 개발 가능성 일체를 박멸하는 포괄적 평화 합의다. 미국의 바람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란 의회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력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사찰과 감시에서 벗어날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다음 주에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전쟁' 발발로 치워진 핵 협상 테이블을 다시 편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요구할 유일한 것은 이전에 요구한 것, 핵에 관한 것"이라며 굳이 이란과 핵 합의 서명이나 협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여유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가질 협상에 대해 시점이나 방식 등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미국 C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과 포괄적인 평화 합의를 하길 희망한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중단을 넘어서는 포괄적 평화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대가로 이란을 40년 넘게 옥죈 숙원, 경제제재 해제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현 여부는 이란의 자세에 달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다음 주 협상'에 이란이 응답하지 않았다. 외려 이란 의회(마즐리스)에서는 IAEA에 대한 협력 중단을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의회 결의안을 필두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열린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란원자력청은 핵 시설 안전이 보장되고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때까지 IAEA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NPT 당사국으로서 IAEA의 핵 관련 시설과 활동 등의 사찰이나 검증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핵 협상과 별개로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핵 프로그램 복원을 시도하거나 은닉한 것으로 추정되는 농축 우라늄으로 비밀리에 핵 개발을 시도할 경우 충돌 재개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머지않아 재개될 수도 있다면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면 다시 공습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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