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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울진 '시험지 절도' 시도에…경북교육청 "10년치 전수 조사"

도내 126개교 대상…0점 처리부터 단독시험·시험지 도난까지
경북도의회·경북교육청, 입시 비위 조사나서

경북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안동과 울진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절도 미수(매일신문 11일 보도 등) 사건과 관련, 경북교육청이 도내 고등학교에 대해 최근 10년간 시험지 관리 전반과 성적 처리 실태를 점검하는 등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재학 중인 학교의 시험지 관리 실태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 따른 조치다.

경북교육청은 '학생평가 보안 긴급 점검'을 실시해 도내 126개 일반고와 자율고의 시험지 보안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0점 처리 사례와 최근 10년간 시험지 유출 사례를 전수 조사한다.

구체적으로 ▷시험지 보관실 책임자 지정 및 이중잠금 설치 ▷시험 기간 CCTV 영상 및 방범장치 해제 이력 점검 ▷학교별 평가관리 매뉴얼 제작 ▷현장 교사 대상 자체 연수 ▷학생평가 보안 신고센터 운영 등을 점검한다.

각 학교의 성적 처리 기준과 실제 운영 실태를 조사해 비정상적인 평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0점 처리는 주로 시험 무응시, 부정행위 등 사유로 이뤄지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사전 통보 없이 일괄 처리하거나 학생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지 유출 시도 사례의 경우 최근 10년간 도내에서 여러 건이 발생했고 일부는 학생이 교무실을 침입했거나 외부인이 유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점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며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정당하게 인정받는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도 이번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힘을 보탠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입시 비리와 관련해 도민 제보를 접수받기로 했다. 제보 내용을 비공개로 접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험지 보안 실태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안동과 울진 고교 시험지 사태 이후 도의회에 여러 건의 제보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는 경북교육청과 협조를 통해 제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채아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현재도 다양한 제보가 이어지는 만큼 경북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해 제도적 허점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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