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흥민의 마지막 63분… 팬들과 만든 '토트넘의 마지막 페이지'

'7번' 외친 6만 관중, '찰칵'한 동료들… 전광판엔 10년의 여정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이하 뉴캐슬)의 맞대결은 손흥민의 국내 마지막 토트넘 출전이라는 상징적인 순간이 더해지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쿠팡플레이 제공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이하 뉴캐슬)의 맞대결은 손흥민의 국내 마지막 토트넘 출전이라는 상징적인 순간이 더해지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쿠팡플레이 제공

서울 상암의 하늘 아래,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토트넘의 7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국내 팬들과 이별을 고했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전이었지만, 손흥민의 고별 무대라는 상징성으로 경기장의 의미는 한층 더 깊어졌다.

경기 시작 전부터 손흥민을 향한 팬들의 응원은 유독 뜨거웠다. 경기장에 입장할 때부터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함성이 이어졌고, 토트넘 서포터들 역시 직접 영국에서 방한해 자리를 함께했다.

전반 63분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공격을 이끈 손흥민은 교체 아웃되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의 '가드 오브 아너'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도열한 선수들 사이를 걸어 나오는 그의 눈빛에는 벅찬 감정이 묻어났다.

교체 직후 주장 완장을 벤 데이비스에게 넘긴 뒤 두 선수는 긴 포옹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손흥민은 벤치로 돌아가 한동안 자리에 앉지 못한 채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장면은 수많은 관중의 기립박수와 함께 기억될 순간으로 남았다.

이날 현장을 찾은 약 6만 명의 관중은 손흥민의 마지막 토트넘 경기를 직접 마주하며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전반 7분과 후반 77분, 관중석에서는 '트럼펫 가이'의 연주에 맞춰 손흥민의 응원가 '나이스 원 쏘니(Nice one, Sonny)'가 울려 퍼졌고, 팬들은 목청껏 이를 따라 부르며 그의 마지막 여정을 축복했다.

토트넘 선수들 역시 손흥민을 향한 존경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초반 3분, 브레넌 존슨이 선제골을 넣은 직후 손흥민을 향한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는 경기장을 눈물짓게 한 또 하나의 장면으로 남았다.

이어 전반 37분 뉴캐슬의 하비 반스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종료됐다.

경기 후 쿠팡플레이는 손흥민의 토트넘 10년을 되짚는 헌정 영상을 전광판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이름을 수차례 연호했고, 손흥민은 동료들과 함께 이 장면을 지켜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 외적인 행사 역시 손흥민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경기 전 프리뷰쇼에는 코미디언 이수지가 특별 게스트로 등장해 손흥민에게 "10년 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 행복축구, 행복추구 하셨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시축자로는 손흥민과 오랜 우정을 나눈 배우 박서준이 나섰고, 두 사람은 악수와 함께 짧은 대화를 나눴다.

하프타임에는 손흥민이 팬임을 공공연히 밝혀온 그룹 2NE1(투애니원)이 깜짝 등장했다. 무대 위에서 'FIRE', 'I DON'T CARE',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대표곡을 연달아 선보인 2NE1은 손흥민을 위한 무대를 완성했고, 관중석 곳곳에서는 휴대폰 플래시가 일제히 빛을 발하며 응답했다.

후반전에는 뉴캐슬의 박승수, 토트넘의 양민혁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며 또 다른 의미의 순간을 만들었다.

박승수와 양민혁은 각각 영국 무대 진출이 유력한 유망주로 이날 짧은 출전 시간 동안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끌었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만나 나란히 사진을 찍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번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단순한 친선 경기를 넘어, 손흥민과 국내 팬들이 함께 보낸 10년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자리가 됐다.

쿠팡플레이는 시리즈 기간 동안 토트넘과 뉴캐슬 선수단의 입국부터 오픈 트레이닝, 팬미팅, 방송 출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 팬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향후 새로운 팀에서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의 모든 장면은 단순한 고별식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응원은 그가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 보여준 모든 헌신과 활약을 조용히 기념하는 박수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지 않지만, 그의 마지막 걸음 하나하나는 이날 상암벌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마음속에 깊게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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