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구 미래 스마트 기술 국가산업단지'(가칭 대구제2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2009년 이후 16년 만에 대구 미래 산업을 이끌 두 번째 국가산단을 품게 됐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모빌리티·첨단 로봇을 중심으로 한 산업 대전환의 탄탄한 디딤돌을 갖게 된 셈이다.
오는 2030년까지 달성군 화원·옥포읍 일대 255만㎡ 규모로 조성될 제2국가산단에는 국비 1조8천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대구제2국가산단이 기재부 예타 대상으로 선정됐다면서 심사 기간을 종전 8개월에서 4개월로 대폭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대보다 통과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구시 관계자도 언급했다시피 첫 시도 만에 예타를 통과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타 결과에 따르면 제2국가산단 조성 사업의 경제성(B/C)은 1.05에 달했다. 산단 사업에서 B/C 1.0 이상은 보기 드문 성과로, 11개 국가산단 후보지 중 가장 빠른 예타 통과 사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책 효과와 지역균형발전 종합 평가도 0.524점을 받아 사업 추진 타당성이 높다고 인정받았다. 정치적 배려나 시혜(施惠)가 아닌 정정당당한 경쟁에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 못 할 우위를 선점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鼓舞的)이다.
앞서 대구시는 제2국가산단이 조성되면 7조4천387억원의 직접 투자와 18조6천288억원의 지역 생산유발효과, 8만2천952명의 직간접 고용유발효과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예타 과정에서 사업 용지 총면적은 조금 줄었지만 산업용지는 오히려 10만㎡ 늘어나 기업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경제성 점수에서 알 수 있듯이 제2국가산단은 탁월(卓越)한 입지와 교통·교육·주거 인프라를 갖췄다. 산단 밑그림만 잘 그린다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대구시는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스마트 기술 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기존 제조 거점인 성서-달성-제1국가산단과 연계한 신산업 벨트 구축을 추진한다. AI, 로보틱스 등 신산업 전환의 구심점이 되려면 관련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법인세·취득세 면제, 투자 보조금 확대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발전특구' 추가 지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앞서 지난 1990년대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다가 고배(苦杯)를 마신 뒤 한동안 국가산단을 유치하지 못한 대구시는 혁신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라는 꼬리표가 붙은 지 30년이 넘었다. 미래 비전이 없는 도시는 사람이 떠난다. 인재가 유출되니 기업들도 이전하고, 일자리가 없어져 젊은이가 대구를 등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2009년 제1국가산단 유치 이후 지난 2023년까지 입주한 기업은 275곳에 이르지만 지난해 이들의 매출액은 4조2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지역 전체 산단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11%대로 떨어졌다.
국가산단은 국책(國策) 사업과 대기업 유치, 정책 지원, 첨단 산업 육성 등에서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산단 조성이 곧 도시 발전은 아니다. 대기업과 앵커 기업 등 알맹이를 제대로 채워 넣어야 도시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역량을 총동원해 제조업 시대를 선도한 산업도시 대구의 명성을 되찾고 기회와 꿈의 도시로 부상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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