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딱지본 소설, 대구문학관에서 만난다… '보이는 수장고' 전시 진행

육전소설부터 전쟁기 향민사까지… 대중문학의 흐름을 살펴볼 기회

대구문학관 2025 보이는 수장고 전시 포스터.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 2025 보이는 수장고 전시 포스터.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 보이는 수장고 전시.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 보이는 수장고 전시.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은 지난 2023년부터 국내 문학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보이는 수장고'를 설치해 운영하며 해마다 주요 소장자료를 중심으로 수장형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는 '육전소설(六錢小說)'로 불리며 활자본 고소설의 대중화를 선도했던 '딱지본 소설'에 대한 전시 '매혹의 이야기책, 육전소설(六錢小說)'을 지난 1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울긋불긋한 그림', '표지의 황홀한 꾸밈', '비교적 큰 활자', '저렴한 정가'로 대별되는 이야기책인 '딱지본'은 20세기 벽두에 등장해 가장 대중적인 문자문화 양식으로 회자돼 왔다.

'딱지본'이라는 명칭은 그 유래가 불분명하지만 딱지처럼 화려한 표지를 지녔다고 해 유통과정에서 직관적으로 이름 붙여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딱지본'은 20세기 초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값싸고 화려한 이야기책으로, '육전소설'이라는 명칭은 최남선이 세운 신문관이 '6전'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발간한 고전소설 기획총서에서 유래했다.

'심청전' '흥부전' 등 친숙한 고전소설들이 당시 국수 한 그릇 값으로 유통되며 서민 대중의 문학 접근성을 높였고, 이는 곧 활자본 고소설의 대중화로 이어졌다.

대구는 딱지본 출판의 주요 거점 중 하나였다. 1907년 무렵 서울과 함께 초창기 유통을 주도했고, 광복 이후에는 피란지 역할을 하며 관련 출판사들이 모여들었다. 영화출판사, 대조사, 향민사 등은 전쟁기와 1950~60년대를 거치며 딱지본 출판을 지속해온 대표적 지역 출판사들이다.

이번 전시는 대구문학관 소장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근대문학관, 자료수집가 박기섭 시인의 협조로 진행되며, '옥중화' '장화홍련전' '구운몽' 등 다양한 고전·신소설 딱지본 10종이 소개된다. 이상소설, 군담류, 가정소설, 환상소설 등 장르별 특징도 엿볼 수 있다.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은 "딱지본은 신파적 성향도 있었지만, 당대 대중의 감각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중요한 문학적 텍스트"라며 "당시와 현대의 독서 경향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장고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곳으로 시설 가장 안쪽에 위치하여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비공개로 운영돼 왔으나, 최근에는 소장품에 대한 공공성의 인식이 증가하면서 국내외에서 개방형 수장고의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대구문학관 역시 해당 흐름을 고려해 지역 문화예술자산 공유의 상징적 공간으로 개방형 수장고의 한 형태인 보이는 수장고를 도입해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는 2026년 7월 31일까지 연중 계속되며, 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학관 홈페이지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53-421-1231~2.

대구문학관 보이는 수장고 전시. 대구문학관
대구문학관 보이는 수장고 전시. 대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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